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프랑스 여감독에게...이병헌 시상자로
2021.07.18 06:16
수정 : 2021.07.18 06:33기사원문
올해 37세의 여성 감독 줄리아 듀코나우의 일상적이지 않으면서 폭력적인 영화 '티탄(Titane)이 74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프랑스 칸 팔레드페시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17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폐막식에서 최고 상의 영예가 프랑스 여성감독에게 돌아갔다.
듀코나우는 2019년 세자르 영화제에서 영화 '로우'로 각본상을 받은 바 있고, 올해 처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받았다.
이 영화는 잃었던 아들이 10년만에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올해 폐막식은 그러나 혼돈 그 자체였다.
황금종려상 수상 작품이 심사위원장인 미국의 스파이크 리 감독의 실수로 먼저 공개됐다. 리 감독은 최고작품상 수상작품에 대한 프랑스어 안내를 오해해 수상작품을 먼저 공개해버린 것이었다.
그는 당혹해하며 "영어로"를 외쳤다. 동료 심사위원인 타라 라힘이 그의 실수를 대신 해명해줬다.
혼란이 가라앉은 뒤 '원초적 본능'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섀런 스톤이 리 감독과 함께 티탄의 황금종려상 시상을 맡았다.
이번 심사위원에는 각국 유명배우들이 포함돼 있다. 한국의 송강호를 비롯해 매기 질렌할, 멜라니 로런트, 밀리엔 파머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여우주연상 시상자는 한국 배우 이병헌이었다.
이병헌은 이날 유창한 프랑스어로 "이곳에 와서 무척 기쁘고 수상자 모두 축하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영어로 "프랑스어를 잘 못해서 죄송하다"며 이후 영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이병헌은 "이 페스티벌은 내게 아주 특별하다"면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제 개막을 맡았고 송강호가 심사위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심사위원장 리 감독과 자신의 외모가 닮았다는 농담도 했다.
칸영화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열리지 않았으며 공식 초청작 발표로 이를 대신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일간 이어졌다.
한국 영화는 주요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지 못했지만,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이 비경쟁 부문,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 받았다.
또 시네파운데이션(La Selection de la Cinefondation)에서 윤대원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의 '매미'가 2등상을 수상했다.
한편 핀란드 영화 '컴파트먼트 넘버6'(COMPARTMENT NO. 6)(감독 주호 쿠오스마넨)와 이란 영화 '어 히어로'(A Hero)(감독 아쉬가르 파라디)가 심사위원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 태국 영화 '메모리아'(Memoria)(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와 이스라엘 영화 '아헤드의 무릎'(Le genou d'ahed)(감독 나다브 라피드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함께 받았다.
감독상은 개막작이기도 했던 프랑스 영화 '아네트'(ANNETTE)의 레오 카락스 감독이 받았다.
각본상은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의 하마구치 류스케, 오이 타카마사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니트램'(Nitram)(감독 저스틴 커젤, 호주)의 케일럽 런드리 존스, 여우주연상은 '세계 최악의 인간'(THE WORST PERSON IN THE WORLD)(감독 요아킴 트리에, 노르웨이)의 르나트 라인제브가 받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