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생산도 위축… 장바구니물가 들썩
2021.07.18 18:21
수정 : 2021.07.18 18:21기사원문
폭염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태풍과 장마로 급등했다가 겨우 제자리를 찾아가는 장바구니 물가가 위협받고 있다. 무더위가 지속될 경우 축산농가뿐 아니라 주식인 쌀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줄고, 고랭지 여름채소 재배가능 면적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장바구니 물가를 낙관하지만, 전문가들은 폭염이 장바구니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올 하반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 정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초 장바구니 물가는 급등했다가 최근 4개월째 하락했지만, 폭염으로 하반기 물가 재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으로 물가가 급등했던 만큼 최근 하락세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 2018년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50%가량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무더위 지속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2018년산 쌀 80㎏은 19만3568원으로 평년(15만7573원)보다 22.8% 비쌌다. 무(20㎏)는 2만773원으로 평년(1만4250원)보다 가격이 무려 45.8% 뛰었다. 포도(5㎏)도 47.1% 비싼 2만1448원, 닭고기(1㎏)도 23.8% 비싼 1854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2018년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때이른 폭염은 지난 12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진짜 폭염은 20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장마는 39년 만에 7월에 시작한 늦장마였음에도 17일 만에 끝났다. 장마가 끝나면 고온건조한 북서쪽의 티베트고기압과 고온다습한 남동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만나 '열돔현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태풍과 장마 탓에 가격이 급등했다 겨우 제자리를 찾아가던 농축산물 가격이 또다시 폭등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은 봄작형 출하로 최근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부는 최근 4개월간 하락세를 감안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전망에는 현재의 '폭염'이 배제된 것이라고 봤다.
정학균 연구위원은 "올여름 111년 만의 무더위를 기록했던 2018년을 웃돌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며 "폭염이 지속된다면 쌀, 채소, 과일, 고기 등 농촌 생산물의 총공급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올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 장바구니 물가를 안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