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비 왜 따로 받나”..中서 아파트 주민과 부동산업체 수천명 집단 난투극
2021.07.19 07:00
수정 : 2021.07.19 08: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 충칭의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 수천 명이 주차요금에 항의하며 경찰, 경비원과 심야 난투극을 벌였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십 명이 체포되거나 다쳤고, 경찰이 발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충칭시 장진구의 아파트 단지에 어둠이 깔리자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버스를 에워쌌다.
일부는 머리를 얻어맞아 피를 흘리고, 목뼈가 부러지고, 팔이 꺾이고, 콘크리트 바닥에 눕혀져 경비원들에게 매몰차게 제압당했지만 그럴수록 분노하는 주민의 숫자는 늘어갔다. 경찰도 수백 명이 출동했지만 사태를 수습하긴 역부족이었다.
한 주민은 “경찰의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날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5시간 가량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시위에 나선 주민 숫자가 1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사건의 발단은 갑작스런 주차요금 징수였다. 부동산재벌 헝다그룹이 지은 아파트인데, 이날부터 주차구역마다 매월 주차료 270위안(약 4만7600원), 관리비 50위안(약 8800원)을 받겠다고 일방적으로 공지했다. 그리고는 새벽에 버스로 태워 나른 수백 명의 경비원을 아파트 주변에 배치해 주민들의 주차료 납부를 감시했다.
특히 헝다가 아파트와 주차공간을 별도로 거래하면서 문제가 촉발됐다. 통상 아파트를 지을 때 주차공간을 공용면적에 포함시켜 건설비를 부담하는데, 이를 분리해 주차장만 다른 회사에 넘긴 것이다. 개발업자는 막대한 건설비용을 줄이고, 주차장 소유업체는 주민들에게 되팔거나 임대해 돈을 벌고, 지방정부는 양쪽에서 세금을 걷을 수 있으니 모두 이익을 얻는 구조다. 오로지 손해를 보는 건 예정에 없던 주차요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주민들이다.
중국 당국은 주민들의 동요사태와 관련한 소식을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차단한 상태다. 또 장진구로 가는 길목에 검문소를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