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DNA:한국미술 어제와 오늘'展

      2021.07.19 18:46   수정 : 2021.07.19 18:46기사원문
우리의 과거는 현재와 얼마나 긴밀히 연결돼 있을까. '한국의 미'는 그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박제된 이미지 그대로일까. 지난 과거의 한 편린처럼 여겨졌던 '한국의 미'가 최근 들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BTS와 블랙핑크 같은 K팝 아티스트들은 수많은 이들이 '옛것'이라고 치부하며 마음 한켠에 두었던 전통과 한국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변주시켜 현대에도 한국의 미가 수용되고 공감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전통이 새로움이 되는 시대, 전통은 한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대와 조우하며 계속 진화해간다는 것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은 박물관의 문화재와 미술관의 미술작품을 서로 마주하고 대응시키면서 시공을 초월한 한국 미의 DNA를 찾고자 하는 전시다. 특히 근대의 미학자인 고유섭, 최순우, 김용준 등의 한국미론을 통해 한국의 대표 문화재 10점을 선정하고,전통이 한국 근현대 미술에 미친 영향과 의미는 무엇인지 바라보고자 했다.


전시는 성(聖), 아(雅), 속(俗), 화(和)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나눠 구성됐다.
삼국시대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청룡과 백호, 주작, 현무의 도상이 근대 화가의 작품들과 조우하고 신라시대 왕관과 석굴암에 앉아있는 부처상이 이숙경의 도자 작품과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가 꽤 깊은 곳에서 연유함을 살펴본다. 고려청자에 그려진 장식 기법이 이중섭의 작품의 어린 아이 형상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달항아리와 분청사기의 빛이 김환기를 비롯해 우리 근현대 단색화 화가들의 색조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역시 조망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0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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