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거녀 10대 아들 살해한 40대 남성 검거…혐의 인정
2021.07.20 11:02
수정 : 2021.07.20 23:53기사원문
■ “사실혼 관계에 있다가 헤어지자 앙심 품은 듯”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에서 과거 연인 관계였던 여성의 10대 아들을 살해하고 도주했던 40대 주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9일 저녁 7시26분쯤 제주시내 숙박업소에 숨어있던 피의자 백모(48)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범행 21시간만이다.
백씨는 연행 과정에서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백씨는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경찰서 안으로 연행되던 중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했다. 백씨는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전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백씨는 숨진 중학생 A군(16)의 엄마와 동거하다가 사이가 틀어져 최근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헤어진 이후에도 A군 집을 찾아와 수차례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경찰은 이달 초 A군 엄마의 신변보호 요청에 해당 주택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했으나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앞서 살해된 A군은 지난 18일 오후 10시51분쯤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주택 2층 다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에는 A군 혼자 있었으며, 귀가한 어머니가 숨진 A군을 발견하고 112에 신고했다.
당시 A군의 몸은 끈 등을 이용해 결박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현장 상황을 보면, 계획범죄로 볼 만한 정황이 있다"면서 "피해자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다가 헤어지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군의 몸에서 타살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곧바로 용의자 파악에 나서 같은 날 오후 3시쯤 성인 남성 2명이 해당 주택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중 1명은 숨진 A군 어머니와 과거 연인 관계에 있었던 백씨였다. 주택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토대로 다음날 자정쯤 공범 김모(46)씨를 제주시내 모 처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백씨의 행방을 쫓아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