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후원사들, 개막식 안 갈래"....음악감독은 '학폭'으로 사퇴

      2021.07.20 15:19   수정 : 2021.07.20 15:53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도쿄올림픽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올림픽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축제를 앞두고도 여론의 반응이 여전히 싸늘하자, 올림픽 후원 기업들이 앞다퉈 개막식 불참 의사를 밝히는 지경에 이르렀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 신주구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올림픽 개회식(오는 23일)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NTT, NEC등 일본 주요 기업 대표들이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스폰서 기업인 후지쓰는 회사 간부들의 개회식 참석 및 경기 관전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월드 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사(최상위 후원 그룹)인 도요타는 전날 이미 제작해놨던 올림픽 관련 TV광고 방영 취소와 도요다 아키오 사장 등 경영진의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다.
일본항공(JAL)도 참석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불참 쪽으로 기운 모양새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개회식이 열리는 국립경기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기장에 일반 관람객을 들이지 않기로 했으나 올림픽 후원 기업 대표들은 입장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되레 이런 상황에서 경기장을 찾는 게 "부담스럽다"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올림픽 마케팅 효과는 커녕, 기업 이미지만 나쁘게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간부의 개회식 참석을 보류키로 한 올림픽 후원사의 한 관계자는 "여론도 고려했다"며 "눈에 띄어봐야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날 일본 궁내청은 나루히토 일왕이 개막식에 참석해 개회 선언을 할 것이라고 했으나, 마사코 왕비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왕은 도쿄올림픽 패럴림픽의 명예 총재다.

이런 가운데 도쿄올림픽 개막식 음악감독인 오야마다 게이고(52)가 '학교폭력 가해자'였음이 다시 불거지면서 전날 물러났다. 장애인 동급생 등에게 가혹한 집단 괴롭힘을 가한 사실을 무용담 삼아 말했던 1994년 인터뷰가 뒤늦게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나 가혹행위의 수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애인 동급생에게 배설물을 먹이고 억지로 옷을 벗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야마다는 조직위에 사과문을 제출하면서 사태를 봉합하려고 했지만, 외신에서도 자질 논란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국제 망신'이라는 비난이 확산하자 결국 사퇴하게 됐다. 오야마다의 음악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아예 빠지게 됐다. 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두고 초유의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오야마다의 행동은) 인간으로서 용서할 수 없기에 사퇴는 어쩔 수 없지만, 개막 직전까지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 등에서 코로나19 감염도 속출하고 있다. 오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간 조별 리그 1차전을 앞두고 있으나 남아공 축구 대표팀에서 확진자 3명이 나온 가운데 21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현재 전원 격리된 상태다.
미국 여자 체조 대표선수 1명이 코로나에 감염됐으며, 또 다른 선수 1명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호텔에서 격리 중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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