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브리지 “민·관 협력 시스템 정비로 재난 대응력 강화 필요”

      2021.07.21 13:37   수정 : 2021.07.21 13: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관 협력 시스템 정비로 재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정부와 여당의 추진으로 국회에 상정된 재해구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해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재해구호법의 발전적 개정 방향 모색을 위한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16일 열린 이번 포럼은 자연재난 피해를 본 이재민의 보호와 생활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한 재해구호법의 제정 취지에 따른 재해구호 분야에서의 민·관의 역할을 살피기 위한 자리로 마련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웨비나) 방식으로 진행됐다.

재해구호법은 이재민에 대한 구호와 의연금품의 모집 절차와 사용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이다. 자연재난으로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 임시주거시설을 비롯한 생활필수품을 이재민에게 제공하고, 복구, 피해 보상 등을 규율한다.

재해구호법 29조 4항에 따라 방송사와 신문사, 사회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이사회를 배분위원회로 구성해 의연금의 배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모금단체가 각자 기부금품을 모아 단체의 설립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한 기부금품법과 달리, 재해구호법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모집 허가를 받은 단체들이 모집한 금품을 배분위원회에 납입한 뒤 법령이 정하는 대로 이재민에게 전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연금이 모집단체가 난립해 의연금이 중복·편중·누락 지원되는 것을 막고, 모집경비를 15%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과 달리, 2%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최근 3년 사이 배분위원회에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명하는 사람 등이 대거 참여하고, 희망브리지의 사업 계획과 예산안을 회계연도 시작 2개월 전까지 행안부 장관에게 제출해 승인받도록 하는 등을 골자로 하는 재해구호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국민 성금을 모아 배분하는 민간기관을 산하기관화해 의연금을 세금처럼 정부 뜻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희망브리지 김정희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재해구호법의 입법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 개정안 발의가 아쉽다. 재해구호 분야에 있어 희망브리지와 같은 민간기관의 역할을 새롭게 고찰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럼은 이주호 세한대 교수의 주제 발표로 시작했다. 이 교수는 ‘재해구호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의 요지 및 쟁점’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희망브리지 라정일 재난안전연구소 부소장이 ‘재해구호법 개정안의 법적 쟁점과 개정 방향’으로 주제 발표했다.

종합토론은 충북대 이재은 교수를 좌장으로, CSR포럼 김도영 대표, 아주대 김서용 교수, 충북재난안전연구센터 변성수 전문위원, 희망브리지 배천직 책임연구원, 인천대 이창길 교수가 참여해 최근 발의된 재해구호법 개정안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김서용 교수는 “의연금 배분에 있어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할 필요도 있으나 오히려 과도하게 반영될 경우 의연금이 형평성 있게 분배될 수 없을 것이다.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 지금처럼 희망브리지에서 피해지역에 형평성 있게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도영 대표도 “정부에서 관여하는 것보다 오히려 국민 스스로 모아서 스스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고도화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측이 불허한 재난의 대응을 위해서는 창의성과 유연성이 매우 중요하므로 민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창길 교수는 “재해구호법 개정 시도는 이재민의 불편함에 기인한 변화가 아니다. 개정안의 내용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민간기관에 대해 공공기관이 트집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오히려 60년간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희망브리지의 활동에 대해 많은 국민이 알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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