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열흘째 최다 확진…당국 "거리두기 효과, 최대 2주 후 나타나"
2021.07.21 15:39
수정 : 2021.07.21 15:39기사원문
또 우리나라에서 영국처럼 방역 완화 조처를 시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국과 달리 예방접종률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21일 오후 기자단 설명회에서 "그간 확진자 증가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망하면 거리두기로 이동량 감소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주 정도 예상한다"며 "거리두기 이행력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서 기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에선 지난 12일부터 25일 자정까지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이다.
그러나 유행세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래 최다인 1784명이다. 지난 14일 1614명을 기록한 후 일주일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1429.9명으로, 직전 주(7월8~14일) 1255.7명보다 174.2명 늘었다.
당국은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변이 바이러스(델타 변이) ▲이동량 증가 등 두 가지를 꼽았다.
박 팀장은 "현 상황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요인 중 하나는 델타 변이 등 변이 바이러스와 이동량"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원 규모가 늘어나고, N차 전파, 조용한 전파를 통해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델타형 변이 검출률은 33.9%로, 전주(23.3%)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지역 델타 변이 검출률은 26.5%에서 36.5%로 늘었다. 또 확진자 접촉을 통한 감염 비율이 전체 확진자의 45%가량을 차지하고, 다중이용시설에서 감염이 다수 발생한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 주말인 17~18일 S이동통신사 이동량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수도권 이동량은 직전 주말(7월10~11일)보다 5.0% 감소했지만, 비수도권 이동량은 같은 기간 0.9% 증가했다.
박 팀장은 "그 밖에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2주 지나서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 것"이라며 "접촉자 추적 관리도 보강돼 진행 중이고, 확진자 조기 발견을 위한 일제 검사, 선제 검사를 병행하고 있어서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그간 경험을 통해 전망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데 2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의 이 같은 진단은 앞서 거리두기 효과가 빠르면 시행 일주일 후에 나타난다고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분석보다 보수적이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앞서 이날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4단계 시행 효과가 빠르면 일주일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봤는데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최대 2주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효과 자체가 최대 2주는 경과한 후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언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특정하기 쉽지 않다. 예상치 범위 내 기간으로 이해하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행 상황이 유지되면 이달 말 1400명대, 악화하면 2140명까지 일일 확진자가 나올 것이란 기존 전망에 대해 그는 "추계는 여러 가지 조건과 가정에 의해 하는 것이고, 일일 단위로 보는 건 어려운 점이 있다"며 "현재 상황을 좀 보고, 환자 발생, 이동량 등 여러 분석 진행 중이다. 분석 결과가 구체화되면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만큼 영국처럼 독감 수준의 감염병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방역 당국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박 팀장은 "예방접종률이 영국과 우리나라의 차이가 있다. 영국은 지금 델타 변이가 유행을 주도해 확진자가 증가하지만, 치명률이 낮아서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방식은 영국의 방식이다. 동일한 방식을 취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 모형은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지만, 예방접종률 차이로 인해 곧바로 이를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잉글랜드 지역은 앞서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모임 인원 통제 등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종료하고, '자유의 날'(Freedom day)을 선언했다.
지난 18일 기준 영국 성인 인구의 68.3%가 2회 접종을 마쳤다. 1회 이상 접종한 비율은 87.9%에 달한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접종률은 이날 0시 기준 1차 32.0%, 접종 완료 1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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