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셔먼 "北 대화의 장 불러오기 위해 공조"
2021.07.22 15:12
수정 : 2021.07.22 15:12기사원문
셔먼 부장관이 25일부터 중국을 방문,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미·중이 나서서 촉구할 경우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 장관을 예방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를 재확인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과 셔먼 부장관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간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역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에 공감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소통을 위해서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화 촉구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중국과도 북한 문제에 대해 공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셔먼 부장관은 21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라지만 어느 정도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며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말했다.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월 방한 당시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에는 부정적인 상황이지만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협력이 하나의 지렛대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은 유엔 보고서와 관영매체 등을 통해 식량난을 인정했다. 최근에는 사회문제 평론가 명의의 글을 통해 미국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구실로 내정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식량난을 겪는 북한이 사실상 '조건 없는' 인도주의적 협력을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셔먼 부장관은 오는 25일 중국 방문 일정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으로 미·중 양국이 뜻을 모아 북한에 대화 참여를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며 셔먼 부장관이 중국 측과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할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미국 증진에 관한 것"이라며 "이익이 일치하는 분야를 확실히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빌 클린턴 2기 행정부에서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북한 문제를 담당한 '북한통'으로 북한 문제에서 한·일 양국과의 협력뿐 아니라 중국의 역할도 중요하단 의견을 밝혀왔다.
북·중이 최근 밀착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이 북한 설득에 나설 경우 대화 성사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중국은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건 기념일, 11일 북·중 우호조약 체결일 등을 맞아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 전 중국과 사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성김 대표 방한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꿈보다 해몽, 잘못된 기대" 담화를 내고 사실상 미국에 대화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 북한은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월 27일을 앞두고 내부 결속에 나서는 한편, 경제개발계획 목표 달성을 위한 자력갱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