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면 내려앉고 매트리스는 스티로폼.. 日 골판지 침대 논란
2021.07.22 14:36
수정 : 2021.07.22 14:36기사원문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전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선수들이 선수촌 내 골판지 침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체육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회성 이벤트인 올림픽으로 인한 환경 오염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선수촌에 골판지로 제작된 침대를 설치했다.
최근 틱톡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뉴질랜드 대표팀 조정 선수인 숀 커크햄이 침대 모서리에 털썩 앉자 골판지로 된 프레임이 주저앉는 장면이 나온다.
미국 대표팀 육상 선수인 첼리모는 "누가 내 침대에 소변을 봐 골판지 침대가 젖기라도 하면 침대는 무너질 것이다. 결승전을 앞둔 밤이면 최악이 될 수 있다"며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비아냥댔다.
더 나아가 뉴질랜드 대표팀 수영 선수들은 직접 침대를 해체하는 영상을 촬영해 틱톡에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골판지 프레임 위에 놓인 침대 매트리스 커버를 벗기자 스티로폼을 닮은 소재의 세 가지 패널로 분리된 매트리스가 나왔다. 선수들은 "플라스틱 같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붕괴 우려로 선수들의 성관계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 침대에 '안티-섹스(anti-sex·성관계 방지)' 침대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골판지 침대가 약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데다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처럼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골판지 제조업체 사이의 유착 의혹도 제기된다. 아베 전 총리의 형인 아베 히로노부는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상사 패키징의 사장을 역임했다.
이 회사는 골판지 제품을 판매하거나 골판지 업체에 원재료를 판매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 행사나 국가 재난 대응 과정에서 골판지 제품이 대규모로 사용된 골판지 제품의 재료를 해당 회사에서 납품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