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석탄·안전불감증 기업에 '메스'

      2021.07.23 10:03   수정 : 2021.07.23 10: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이 석탄 및 안전불감증 기업에 대한 압박에 나선다. 석탄채굴 및 석탄발전 업체, 산업재해에 취약함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타깃이다. 향후 중점관리 사안으로 선정되면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통한 실력 행사가 예상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통해 환경(E, 기후변화), 사회(S, 산업안전) 관련 중점관리사안 신설을 검토한다. 국민연금이 용역을 준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해 만든 안이 토대다.
수탁위가 중점관리사안에 기후변화, 산업안전을 포함키로 의견을 내면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을 통해 최종 결정한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지난 2020년 10~12월 해외사례 조사, 국민연금 ESG 평가모형을 바탕으로 안건을 도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관리하고 있는 5개의 중점사안에서 산업재해가 반영되는 사안은 'ESG 등급 하락'이다. ESG 분야의 13개 사안, 52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되는 등급이 2단계 이상 하락하면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한다.

중점관리사안에 포함되면 국민연금은 문제가 생긴 기업 경영진에 사실관계와 조치사항 등을 묻고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한다. 기업의 대응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선임 등 안건을 낼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배당정책의 유의성 △임원 보수한도 적정성 △법령 위반우려 유무 △정기 ESG 평가등급 하락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사안을 계속 안건으로 상정하는지 여부 등 5가지를 중점관리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석탄채굴 및 석탄발전 업체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의 국내 석탄 관련 투자처는 한국전력(해외 석탄 화력 발전에 투자, 3월 31일 기준 7.10%), GS(석탄 열병합 발전 사업 영위, 6월 21일 기준 8.38%), 금호석유화학(석탄 터미널 등 운영, 2020년 12월 말 기준 8.25%), OCI(석탄 화학 사업 영위, 6월 30일 기준 11.32%), LX인터내셔널(석탄 거래, 5월 17일 기준 8.57%) 등이 있다.

산업재해가 선정되면 국민연금의 지분이 높은 포스코(6월 30일 기준 10.16%), CJ대한통운(2020년 7월 22일 9.19%), GS건설(6월 30일 기준 13.04%) 등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16~2019년 각 사업장의 산재 사망자 수는 GS건설 14명, 포스코 13명, CJ대한통운 1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심각한 수준의 산재기업으로 대우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한화, 삼성중공업, 한국조선해양을 지목하기도 했다.

기업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게을리하는 경우 주주 대표 소송도 본격화된다. 비공개대화 대상기업 중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된 곳이 대상이다. 법원 판결이 확정된 사안과 관련 주주 대표 소송 제기도 결정된다.

예상하지 못한 우려 관련 중대성 평가 기준도 개선된다. 실질적 작동과 적극적인 재발방지 노력 등이 골자다.
이같은 내용을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에 반영, 개정키로 했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부도덕하다고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 더 중요하다.
정부와 사업장의 역할이 더 중요한데, 국민연금이 처벌만능주의에 취해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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