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조롱’ 美 30대 남성, 사망 직전까지 “안 맞아”···종교적 신념?

      2021.07.26 05:03   수정 : 2021.07.26 05: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바이든 백신 ‘감시자’, 코비드의 증인이라고 부를 만하다. 계속 돌아다녀 얼간아.”

SNS상에서 이 같이 당국의 백신 접종을 조롱하던 미국의 30대 남성이 끝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이 남성은 생명의 불이 꺼지기 직전까지도 백신 맞기를 거부하며 정부의 노력을 비난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 34세 스티븐 하먼이 지난 21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소재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지난달 30일경 확진된 이후 약 한달 만에 폐렴 증상이 악화된 게 사인으로 알려졌다.
하먼의 사망은 그가 다니던 교회가 SNS에 관련 소식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줄곧 백신 접종에 노골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달 3일 그는 트위터에 종교적 신념에 따라 백신을 거부한다고 밝히며 “내겐 99개의 고민이 있다. 하지만 백신은 그 중 하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래퍼 제이지의 노래에 나오는 “나에게 99개의 고민이 있지만 그녀는 그중 하나가 아니다”라는 가사를 일부 변형한 것이다.

입원 후에도 그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입원 중이던 지난 8일 각 가정을 방문해 백신 접종을 장려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 계획에 날을 세웠다.

하먼은 “집집이 찾아가는 바이든의 백신 ‘감시자’는 ‘코비드의 증인’이라고 부를 만하다”고 적으며 ‘계속돌아다녀라얼간아’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자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하게 독려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노력을 ‘여호와의 증인’(Jehovah‘s Witnesses) 전도 행위에 빗대 비꼰 것이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상태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서도 이 같은 ‘백신 조롱’을 계속했고, 회복된 후에도 백신 주사는 절대 맞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러다 결국 의료진 권고에 따라 산소 삽관 치료를 하기로 했다며, 자신이 언제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니 기도해달라는 트윗을 남기고 사흘 뒤 숨을 거뒀다. 현재 그의 SNS 계정은 전부 비공개 전환된 상태다.

미국 언론들은 하먼이 자신이 다니던 교회를 통해 백신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가졌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CNN은 그가 LA의 힐송교회 신자였으며, 입원 기간 이 교회 브라이언 휴스턴 원로목사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휴스턴 목사는 트위터에 그를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백신 관련해서는 “(교회의) 많은 직원과 신도들이 이미 백신을 접종했다”면서도 “다만 백신 접종은 개인이 의료 전문가들 의견을 받아 결정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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