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해범들 검찰 송치…마스크와 모자로 얼굴 가려

      2021.07.27 14:02   수정 : 2021.07.28 03:44기사원문

■ "어떻게 성인 2명이 중학생 1명을 죽일 수 있느냐"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에서 옛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백광석(48)과 김시남(46)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제주동부경찰서는 27일 오후 1시 백씨와 김씨를 제주지검으로 송치했다.

전날 신상공개가 결정된 이들은 두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고 포승줄로 묶인 상태로 취재진 앞에 섰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쓴 이들은 "왜 중학생을 죽였느냐",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어 달라"는 요청에는 "안 돼요, 안 돼"라며 짜증 섞인 대답을 한 후, 다른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둘은 모두 마스크와 함께 모자도 착용해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이날 피의자들이 호송차를 타기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으라. 어떻게 성인 2명이 중학생 1명을 죽일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백씨는 공범인 지인 김씨와 함께 지난 지난 18일 오후 3시16분께 제주시 조천읍 소재 주택에 침입해 이 집에 사는 과거 동거녀 A씨(48)의 아들 B(16)군을 살해했다. B군은 사건 당일 오후 10시50분께 집 다락방에서 손발이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백씨는 범행 후 3시간 동안 머물며 집안 내부에 식용유를 발라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범행 대상인 A씨까지 살해하고 불을 지르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 전 A군의 집 주변을 답사하고, 살해에 쓰인 도구를 미리 구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몇 개월 전 피해자의 어머니와 헤어진 백씨가 이에 대한 앙갚음 목적으로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씨의 협박과 폭행에 시달리던 A군 가족은 이달 초부터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었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지난 26일 오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피의자들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고 범행 도구를 구입하는 등 계획적인 범행임이 확인됐다.
성인 2명이 합동해 중학생을 살해하는 등 신상 공개의 모든 요건을 충족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들의 얼굴·이름·나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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