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50m ‘메달보다 값진 경험’… 18세 황선우, 파리올림픽 희망을 보았다

      2021.07.27 18:41   수정 : 2021.07.27 18:41기사원문
오버페이스가 발목을 잡았다.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새로운 별' 황선우(18·서울체고)가 1분45초26의 기록으로 8명 가운데 7위에 그쳤다.

한국 수영 선수로는 2012 런던올림픽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오른 황선우는 150m까지 내내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막판 페이스 조절 실패로 무너졌다.

하지만 18세의 황선우는 이번 대회 예선서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4초62)을 작성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1분45초99·미국)의 같은 나이 기록을 앞지르는 등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다음 대회인 2024 파리올림픽서는 박태환에 이어 한국 수영에 또 한번의 금메달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기량임을 입증한 셈이다.

첫 50m 구간만 해도 월등히 앞서 나갔다. 100m까지 세계신기록(1분42초00·파울 비더만·독일)을 넘볼 스피드였으나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특히 마지막 50m서는 8명 가운데 최하위의 기록으로 터치했다.


황선우는 이틀 전 치른 예선서 1분44초62로 한국신기록과 세계주니어신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우며 전체 39명 출전 선수 가운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의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기록(1분44초80)을 0.18초 단축한 결과였다. 당시 박태환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26일 열린 준결승서는 1분45초53으로 16명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예선 결과를 볼 때 준결승 기록은 페이스 조절을 위한 숨고르기로 여겨졌다. 굳이 1위를 해 다른 선수들이나 언론의 주목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승 무대 초반 100m서 황선우는 지나치게 힘을 낭비했다. 준결승서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초반부터 폭발적 스피드로 앞서 나갔다. 첫 50m에서 23초95로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100m 구간을 49초78로 통과하자 세계신기록이 언급될 만큼 주변을 들뜨게 만들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아본 18세 소년에게 마지막 50m 구간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초반 150m서 지나치게 힘을 소진한 나머지 현저히 스피드가 줄어들었다.

황선우는 비록 첫 올림픽서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다음번 무대선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와 200m서 지난해 이미 세계적 스타인 케일럽 드레슬(미국)과 마이클 펠프스의 주니어 시절 기록을 넘어섰다. 황선우는 지난해 11월 국가대표 선반전서 자유형 100m서 48초25의 한국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기록은 2019년 광주세계선수권대회 6관왕 드레슬의 17~18세 당시 기록(48초78)보다 0.53초 더 빠르다.

이번에 경신한 200m 기록은 펠프스의 1분45초99보다 1초 이상 더 앞섰다. 따라서 3년 후 파리올림픽서는 세계 자유형의 최강자로 우뚝 설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한국 수영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박태환이 유일하다.
2008 베이징올림픽서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서 은메달을 따냈다. 4년 후 런던올림픽서는 두 종목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음 차례는 황선우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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