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남은 전기車 전력 재판매 길 열렸다

      2021.07.28 11:00   수정 : 2021.07.28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기차에서 쓰고 남은 전기를 전력원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양방향 전기차 충전서비스(V2G·Vehicle To Grid)가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정비소 방문 없이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OTA 서비스(Over The Air)도 추가 승인을 받았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V2G △자동차 OTA 서비스 등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산정관에너지가 신청한 V2G가 실증특례를 승인받았다. V2G는 전기차의 배터리 전력을 전력망으로 재송전하는 기술이다. 현재는 충전만 가능한 전기차의 배터리를 방전도 가능하도록 해 쓰고 남은 전기를 전력망에 재공급할 수 있는 미래 신기술이다. 전기차를 돌아다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셈이다.

전력부하가 낮은 시간에 전기차를 충전하고 전력부하가 높은 시간에 전기를 방전해 전력 과부하로 인한 정전을 막고, 전력 수급도 안정화할 수 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고용량 배터리 용량은 가정의 전기 사용량 10일치에 해당한다.

전기차 소유주는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에 전기차를 충전하고, 전기요금이 높은 피크시간 때 전력을 재판매해 차량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여름철 기준으로 전력요금은 가장 쌀 때가 1kwh당 64.2원, 비쌀 때는 1kwh당 171.8원으로 약 3배 차이 난다.

현행법상 전기차 충전과 동시에 전력망에 방전할 수 있는 양방향 충전기에 대한 안전기준이 부재했다. 또한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건물 등에 직접 공급할 수 없었다. 산업부는 "국내외 V2G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전력수급 안정화에 대한 시장테스트가 필요하다"며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부산정관에너지는 양방향 충전기 25대, 전기차 50대를 이용해 기존 전력망과 부산 정관신도시 내 아파트 2만8000가구, 공공, 상업시설에 전기를 공급한다. 실증사업에 약 50억원을 투자한다. 실증 참여자에게 전기차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필요한 건물이나 전력망에 전기를 무료 공급한다. 실증데이터를 토대로 향후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정비소 방문 없이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OTA 서비스도 임시허가를 추가 승인 받았다. 스마트폰을 업데이트하듯 터치 한 번으로 차량 성능을 언제 어디서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현행법상 OTA는 자동차 정비업에 해당돼 정비소에서만 가능했다. 심의위는 기존 현대차, 테슬라 등이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가운데 소비자 편익 증대가 예상된다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임시허가를 승인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전력수급 안정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 편익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혁신기술 등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대한상의와 산업부는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선제적으로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업부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이동형 전력공급 서비스 등 총 7건을 승인했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국내 첫 샌드박스 민간 기구다.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산업융합, 금융혁신 샌드박스 등 전 산업분야에서 지원 가능하다.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94건의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샌드박스 특례를 받았다.

법·제도가 없거나 낡은 법·제도로 사업화를 못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한상의 샌드박스에서 무료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샌드박스는 혁신제품과 기술의 시장 출시를 위해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① 신속확인 ② 실증특례 ③ 임시허가 ④ 적극행정으로 나뉜다.
① 신속확인은 규제여부를 30일 이내에 확인한 후 규제가 없을시 즉각적인 시장출시를 허용한다.

② 실증특례는 현행법상 금지될 경우 규제를 유예하고 일정 기간 제한 구역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
③ 임시허가는 관련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면 법령 개정 전까지 시장 출시를 선제적 허용한다.

④ 규제부처의 선제적 유권해석이나 법령개정을 통한 적극행정도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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