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힘들어할수록 기뻐"… 공군서 후임병사 집단폭행·성추행

공군 한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상대로 수개월간 집단 폭행과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 생활관·영내 등에서 병사 간 집단폭행, 가혹행위, 성추행 피해 발생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피해자가 공군18비에 신병으로 전입 온 순간부터 신고하기까지 4개월 동안 영내 집단폭행, 감금, 성추행, 가혹행위 등이 있었다.

일병 3명과 병장 3명 등 총 6명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식단표를 암기할 것을 강요하고, '딱밤 맞기 게임'을 빌미로 피해자의 이마를 수시로 때렸다. 또한 부대 용접가스 보관창고에 가두고 밖에서 박스 조각에 불을 붙여 던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피해자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구타하고, 피해자의 유두·성기 등을 손가락 때리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는 토복장비창고에 감금하거나 유행하는 춤을 출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피해자는 군사경찰대대 수사관에게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공병대대는 생활관에서만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를 타 부대로 파견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신고하고 싶으면 신고하라"며 "생활관 옮기면 우리만 더 좋다.

네가 힘들어할 때마다 너무 기쁘다"는 등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가해자 중 병장인 선임병은 이미 인권침해 가해 행위에 가담한 전적이 있다"며 "그럼에도 일벌백계가 이뤄지지 않아 가해자들이 더욱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들을 엄중처벌하고 즉각 구속하는 것은 물론 공병대대 대대장을 포함한 소속 간부들도 수사를 통해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며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눈감고 방치한 공병대대장은 즉시 보직해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