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 속 얼음장 같은 계곡… 더위도 시름도 잊혀지네
2021.07.30 04:00
수정 : 2021.07.30 0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천(충북)=조용철 기자】 제천은 옛부터 바람 맑고 달 밝은 고장이라고 해서 '청풍명월'이라고 불린다. 가는 여행지마다 청풍호반의 푸른 물과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세가 청풍명월의 비경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산과 호수 그리고 계곡에서 뿜어내는 경이로운 풍경은 호수의 나라로 유명한 외국이 부럽지 않다.
청풍호 주변에는 제천에서 풍경을 자랑할 만큼 빼어난 곳들이 널려 있다.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청풍면의 진산인 인지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한강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금수산이 있다. 이외에도 동산, 대덕산, 부산, 관봉 등의 명산들이 청풍호 주변에 위치해 있다. 아름다운 청풍호의 풍경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방법은 수상레포츠다. 수상스키&보드,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플라이피쉬 등 짜릿하고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시설이 주변에 있다.
청풍호를 한눈에 조망하기 위해 청풍호반 케이블카로 비봉산 정상에 올랐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 구간을 운행한다. 케이블카 정상의 비봉산(해발 531m)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비봉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짙푸른 청풍호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넓은 바다 한가운데 섬에 오른 기분이다.
호수를 봤으니 이제 백두대간을 찾아볼 차례다. 월악산은 소백산을 지나 속리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위치한 산이다. 예로부터 뛰어난 경관과 아름다운 계곡의 정취를 간직한 곳이 많아 '제2의 금강산', '동양의 알프스' 등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월악산은 독특하게도 동서남북 네 방향 모두 산행 시작점이 있다. 시작점이 많은 만큼 보는 위치에 따라 다채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산세가 험준하고 기암절벽이 치솟아 올랐던 월악산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신성한 정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주봉우리를 영봉이라고 부르며 중히 여겼다. 산악지형인 우리나라의 산 중에 주봉의 이름이 영봉인 것은 남한의 월악산, 북한의 백두산이 유일하다.
송계 쪽에서 바라보는 월악산은 영봉,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능선이 장엄하다. 제일 오른쪽 영봉은 100여m는 족히 될 법한 깎아지른 벼랑을 드러내면서 중봉과 하봉, 두 봉우리를 아우른다. 인근 송계계곡은 월악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뛰어난 풍경은 물론 무더위를 잊을 만큼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계곡에서 흐르는 맑고 차가운 계곡물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소나무와 바위들이 어우러져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계곡 주변에 있는 월광폭포, 학소대, 청벽대, 와룡대, 팔랑소, 망폭대 등은 송계팔경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이중 망폭대는 말 그대로 '폭포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망폭대는 절리로 바위 위에는 적반송 한 그루가 수 백 년 풍상을 견뎌내고 서있어 사람들은 그 나무를 속리산 정2품송에 이어 '월악산 정3품송' 이라고 부른다.
덕동계곡은 제천시 백운면의 백운산과 십자봉에서 발원한 물줄기로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마을 입구에서 5㎞ 구간까지는 야영지와 펜션 등이 있어 쉬어가기 좋다. 주변 송계계곡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울창한 숲, 차고 깨끗한 물로 인해 제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여름철 명소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