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장벽 갈랐다… 아시아 수영 이제는 '황선우 시대'

      2021.07.29 18:51   수정 : 2021.07.29 21:46기사원문
황선우(18·서울체고)는 이번 올림픽에서 '기록의 사나이'로 불렸다. 본인 기록을 넘어 한국 신기록, 아시아 신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웠다. 불과 이틀 새 벌어진 일이다.

'남의 잔치'로만 여겼던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도 메달권으로 들어왔다.

황선우는 29일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82를 기록했다.
8명 중 5위.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케일럽 드레셀(47초02)과는 0.8초 차이였다. 황선우는 이날 6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세계선수권에서 2017년 7관왕, 2019년 6관왕에 오른 드레슬이 5레인,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일 차머스(호주)가 7레인에 있었다. 황선우는 출발 반응 속도가 0.58초로 8명 중 가장 빨랐다. 하지만 잠영 구간에서 처지면서 50m를 6위로 돌았다. 이후 전속력을 다해 한 명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앞서 자유형 200m에서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마린보이' 박태환의 뒤를 잇는 '뉴 마린보이'의 탄생이었다. 자유형 100m에서는 자유형 200m보다 더 좋은 기록을 냈다. 황선우는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47초97)를 수립하더니 준결승에선 아시아 신기록(47초56)을 세우며 결승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순간적으로 폭발적 근력을 내야 하는 수영 단거리는 그동안 아시아에겐 높은 벽이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 일본 다니 아쓰시 선수가 마지막이었다. 아시아인으로는 69년 만에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것.

아시아의 별로 칭송받은 쑨양(중국)도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1500m, 자유형 400m, 2016 리우올림픽 자유형 200m 금메달을 포함 6개의 올림픽 메달을 땄지만 자유형 100m 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박태환도 마찬가지였다.

황선우는 달랐다. 금메달을 0.8초 차이로 추격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황선우는 "주종목인 자유형 100m와 200m 레이스를 다 마쳐서 너무 후련하다"며 "자유형 100m는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예선이나 준결승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멋진 선수들과 같이 뛴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체고에서 황선우를 지도하는 이병호 감독은 "주종목인 200m도 좋지만 오히려 세계를 놀라게 할 종목은 자유형 100m"라며 "이미 막판 스퍼트 능력이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기서 힘만 더 붙으면 세계 수영을 이끄는 독보적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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