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한글역사문화도시 특구' 위치 두고 갈등
2021.07.31 09:00
수정 : 2021.07.31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지역 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한글사랑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문화·경제 관련사업을 전개하려는 울산 중구의 ‘한글역사문화도시특구’ 지정 추진사업이 외솔 선생 생가가 있는 병영동에서만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갈등을 빚고 있다.
■ 원도심은 외솔 선생과 관련없다
7월 31일 울산 중구 등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연희전문학교 교수로서 한글운동을 주도하고 조선어학회를 통해 우리말 사전 편찬으로 옥고까지 치른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은 1894년 10월 19일 울산군 하상면, 현재의 울산 중구 병영동에서 태어났다.
이에 울산시와 시민들은 외솔 선생의 기리고 한글사랑을 고취하기 위해 매년 10월 한글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관할 울산 중구도 선생의 생가 복원과 기념관 건립을 비롯해 병영한글거리 조성, 외솔기념관 전문박물관 등록 등 한글도시로서의 의미 있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지역 미래발전 전략으로 울산 원도심과 병영동 일원을 포함하는 ‘한글역사문화특구’ 지정 추진 계획을 밝혔다. 다양한 특구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와 문화를 특화시키고, 지역 내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하지만 최근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생가가 있는 병영동 일부 주민들이 원도심 중심의 한글역사문화특구 지정은 잘못됐다며 반대하고 나서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울산 병영한글·역사·문화마을 만들기 주민회의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도심이 한글역사문화특구에 포함되면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과의 관련성이 없고 장소성의 부재로 사업이 실패할 것"이라며 "또 원도심 고유의 역사와 문화도 흐려지고 병영의 한글문화자원도 퇴색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병영을 거점공간으로 한글 역사 문화마을로 조성해야 외솔을 중구의 대표 문화자원으로 육성할수 있다"며 "나아가 중구를 한글도시로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원도심에서 진행하는 외솔한글한마당도 주민 주도의 외솔마을축제로, 국가정원에서 펼쳐지는 고복수 가요제도 병영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특구사업은 경제가 중심...중구 전체 아우러야
하지만 울산 중구는 관련 입장문을 내고 “한글이라는 우수한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단계를 넘어서 한글, 역사, 문화 융합을 통한 중구 전체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고 이에 부응하는 특구 지역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특구 지정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으로, 특구 선정기준은 경제효과가 중심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역기업(소상공인)의 매출증대, 일자리 창출, 지역특화자원을 통한 창업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유도하는 지역 경제사업인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글역사문화특구의 상징적인 장소로 외솔 생가터, 외솔기념관, 울산병영성 등이 있는 병영동 일대를 기본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우수한 원도심을 함께 고려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중구의 상업중심지인 원도심에는 현재 동헌, 울산시립미술관, 문화의 거리, 고복수 전시관, 울산음악창작소 등 역사문화자원과 다양한 문화시설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그동안 외솔한글한마당, 울산 마두희축제 등의 문화행사가 열려왔다. 또 전통시장, 상점가 등 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상권이 포진해 있다.
중구 관계자는 “처음에는 병영동 3개 동 주민만 참가했던 병영삼일만제운동 재현행사가 현재는 중구 13개동 모든 주민이 참여해 그 정신을 기리듯, 한글역사문화특구가 병영과 원도심 일원으로 추진되더라도 22만명의 중구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병영과 원도심 한글특구 지정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