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벽화' 문구 지웠는데…욕설 전화에 고성 여전

      2021.07.30 17:57   수정 : 2021.07.30 17: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사장이 누구냐', '사장 연락처를 알려달라' 항의 전화가 많이 와서 전화선을 뽑아놨어요. 욕설도 하고..." (중고서점 직원 A씨)
30일 오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면서 벽화가 그려진 서울 종로구의 중고서점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유튜버들과 취재진, 이를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폭행 시비 등 소란마저 일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해당 벽화와 관련한 112 신고는 41건이 접수됐다.

벽화를 가리기 위해 주차된 차량에 따른 교통불편 신고가 15건, 소음 8건, 미신고집회 6건, 행패소란 5건 등이 포함됐다.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이라는 문구와 한 여성의 얼굴 등으로 이뤄진 해당 벽화는 서점 입구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쥴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유흥업소 접객원 출신이라는 루머에서 나온 이름이다. 이 벽화는 서점 사장인 여모씨가 작가에게 의뢰해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이른 아침부터 서점 앞에 진을 치는가 하면 서점에는 쏟아지는 항의 전화로 서점도 고충을 치뤘다.

해당 벽화가 연일 논란이 되면서 서점 일대가 소란스러워지자, 서점 직원 A씨는 이날 오전 9시쯤 페인트로 '쥴리의 꿈' 등 글귀를 지웠다. A씨는 "영업 방해 때문에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서 문구를 지우면 좀 조용해질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문구가 가려진 이후에도 서점 일대 소란은 그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서점 앞은 커다란 스피커를 등에 메고 음악을 켠 채 서점 주변을 서성이는 남성을 비롯해 '부정선거 증거 나왔다'는 피켓을 든 여성, 확성기에 대고 소리치는 시민, 보수 성향 유튜버들로 붐볐다.

벽화를 등진 채 '셀카'를 찍고 있던 시민 B씨(55)는 "화제가 많이 돼서 1000만원 정도에 그림을 사고 싶다"며 "옳고 나쁨을 떠나서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다 보니 이만큼 이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벽화는 2주 전쯤 중고서점 옆 벽면에 게시됐다.
'쥴리의 남자들'이라고 적힌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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