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쥴리 벽화' 그리고 '전격 입당', 윤석열 반등 기회 잡나
2021.07.31 07:00
수정 : 2021.07.31 07:00기사원문
그가 입당한 날, 일명 '쥴리 벽화'에서 논란이 된 문구들이 하얀 페인트로 덮여 지워졌다.
■울타리 생긴 尹, 당내 검증은 과제
윤 전 총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을 방문해 입당 신청서를 제출, 국민의힘 당원이 됐다.
그는 지난 3월 검찰총장을 전격 사퇴한 후 30%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최근 10%후반대로 급락하는 등 지지율이 불안정한 양상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의 '컨벤션 효과' 등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그와 그의 가족에 제기된 각종 의혹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여권의 공세에 당 지도부가 나서 방어를 해줘야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당내주자들의 공정성 문제제기' 등의 이유로 당은 사실상 '방치' 상태를 유지했다.
이제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의 방어막이 되어줄 '명분'이 생겼고, 얼마나 힘을 쏟아 방패 역할을 해 줄지는 두고 봐야할 문제다.
다만 이와 동시에, 국민의힘은 그에게 검증의 칼날을 본격적으로 겨눌 전망이다. 경선 경쟁을 벌일 당내 주자들간 능력·도덕성 검증 공세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같은 진영간의 공세는 긴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의 대응방식에도 주목이 쏠린다.
■'쥴리 벽화' 논란, 오히려 기회?
이런 가운데, 같은날 윤 전 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게시된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건물주 여모씨는 이날 직원을 통해 논란의 문구를 지웠지만, 정치권 파장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여야 인사들은 벽화가 그려진 데 대해 강한 성토를 벌였다. 야권 주자들은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최재형 전 감사원장), "금수보다 못 한 짓"(원희룡 제주도지사)이라며 비판했다.
여권서도 "금도 넘은 표현"(이재명 캠프 남영희 대변인), "조금 민망하고 말씀드리기 거북하다"(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명백한 인권침해"(김상희 국회부의장) 등 질타가 쏟아졌다.
결과적으로,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이번 논란을 통해 지나친 네거티브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된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아무리 풍자라고 해도, 누가 봐도 도가 지나쳤다"며 "이번 일로 여야 주자 모두 단순 비방을 경계하고 조심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능력 검증이 아닌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네거티브 공세에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안이 윤 전 총장의 지지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