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 꺼내든 ‘대선 재수생’ 원희룡, 경선 행보 '직진'

      2021.08.01 13:23   수정 : 2021.08.01 13:26기사원문

■ 3선 국회의원, 여당 사무총장, 재선 제주지사 출신

[제주=좌승훈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다. 수도권에서 3선 의원과 집권여당 사무총장을 지낸 그가 다시 중앙 정치무대로 복귀한다. 내년 3월9일 대선을 앞두고 현직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원 지사가 처음이다.



원 지사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청에서 도지사 사퇴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정통 보수정당 개혁의 뿌리임을 자임하는 원 지사는 이날 지사직을 벗고 당내 경선에 본격 뛰어든다.


제주도정은 이에 따라 구만섭 행정부지사의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지방선거가 내년 6월1일이기 때문에 보궐선거는 열리지 않는다.

원 지사 사퇴 후 보궐선거 시기는 10월6일이다. 새로 뽑힌 단체장의 임기는 2022년 6월30일까지로 9개월에 불과하다.

공직선거법은 임기 만료일까지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선거를 실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재선인 원 지사는 7년 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제주시 관덕정에서 ‘어머니’를 외치며 “제주의 아들로서 제주를 바꾸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큰 정치에 도전하는 것이 평생의 목표이며, 저버릴 수 없는 꿈”이라며 “더 큰 제주를 위해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제주가 커지는 꿈, 도민과 한 몸이 된 원희룡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지사 재선과정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속에 바른정당에 입당했고, 다시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논의되자, 바른정당을 탈당해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무소속 지사로 당선됐다. 정치적 재기의 발판은 계속 굳건해졌고, ‘보수진영’의 잠룡으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 “윤석열만 있나?”…정통 보수·중도 확장성 내세워

재선 성공 후에도 '무소속'을 유지하며 '중앙정치'와 거리를 뒀던 원 지사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2020년 2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차기 대권을 향한 행보를 보여왔다.

대권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수생이다. 2004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당 최고위원을 지낸 그는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경선에 나섰다. 당시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후보와 겨뤘고, 3위를 했다. 4위는 홍준표 의원이었다. 이후 서울시장에도 도전했다.

원 지사의 사퇴로 환경부의 제주 제2공항 반려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방역활동을 포함해 각종 현안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어서 도정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주 제2공항 찬성단체인 제2공항 건설 촉구 범도민연대와 성산읍청년희망포럼은 원 지사의 사퇴를 두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누구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해 도민들에게 문제만 던져놓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에서 지난 6월 25일자로 부임한 구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권한 대행을 맡지만, 정무적 판단이 어렵고,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여기에다 인사 규정상 고영권 정무부지사도 함께 사퇴해야 해 1차 산업과 도의회·도민 소통 분야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방선거 불출마와 함께 대선 행보에 나선 원 제주지사에게 “지난 7년을 되돌아봐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원 지사가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한 험난한 여정에 제주가 배출한 대선 후보로 건승을 기원하지만, 지사직을 수행한 지난 7년을 미래를 비추는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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