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술로 심근경색 동물모델 만든다
2021.08.02 14:32
수정 : 2021.08.02 14: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심혈관 질환 동물모델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실험에 이용되는 동물의 혈관을 좁게 만드는데 용이해 동물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IT융합·기계공학과 장진아 교수팀이 전남대 의과대학 순환기내과 홍영준 교수팀과 함게 3D 프린팅 폐색기를 만들어 돼지 심근경색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장진아 교수는 "줄기세포 및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신뢰도 높은 대동물 실험이 필수적"이라며 "3D 프린팅 폐색기를 활용해 실험자들이 더 정확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질환동물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실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했다. 돼지 동물모델에 혈관 조영술을 실시해 관상동맥의 크기를 확인한 뒤 실제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약 20%가량 좁아진 구멍을 갖는 맞춤형 폐색기를 개발했다.
이 3D 프린팅 폐색기는 중앙의 구멍을 통해 연속적으로 혈액이 흐를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심근경색을 유도하는데 효율적이면서 최대 28일간 88%의 생존율을 나타냈다. 이 방법은 생존율 50%에 불과한 기존 방법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생존율을 가진다. 장진아 교수는 "이 기술을 통해 만성 심부전 등 다른 허혈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가공 분야의 귄위 있는 과학 저널인 '바이오 디자인 앤 메뉴팩터링(Bio-Design and Manufacturing)'에 지난 7월 게재됐다.
한편, 전임상실험은 새로운 약이나 의료기기를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여러 종류의 동물에게 적용해 독성 부작용, 효과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이때, 실제 효능과 가까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재현성 있는 동물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돼지는 장기구조가 인간과 매우 비슷해 장기를 살펴보기 위한 전임상실험에 많이 이용된다.
심장질환 치료 효능 검증하기 위한 동물실험 중 대표적 질환인 심근경색 동물모델은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또는 조직 공학 기술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널리 사용된다. 돼지에서 심근경색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되나 대부분 실험자의 숙련도에 따라 효율이 결정되므로 실험 개체 간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또한, 기존의 방법들은 관상동맥을 100% 막아버려 돼지의 사망률이 높아 이로 인한 반복 실험 등으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