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신선 복원 일주일.. 한미훈련 변수에 후속조치 '제자리걸음'

      2021.08.03 13:23   수정 : 2021.08.03 14: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남북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지 일주일을 맞았지만, 한·미 연합훈련 변수에 관계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는 답보 상태다. 정부는 북한에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는 등 손을 내밀었지만 북한은 훈련 중단을 압박하며 우리 제안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남북간 연락선 복원이 관계 개선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현안은 하나씩 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연락선 복원 일주일째 후속조치 '답보상태'
3일 정부와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남북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후 정기통화는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오전까지 총 11차례 정기통화가 안정적으로 진행됐다"며 공동연락사무소 직통전화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 또한 "동·서해지구 통신선이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며 "북측이 3일 오전 서해지구 국제상선공통망에도 응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미 연합훈련 변수를 맞아 남북간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 감염병 정보 교환과 같은 후속조치는 답보 상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남조선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리는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훈련 취소를 압박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 정부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연락선 복원 외 후속조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북한에 후속조치를 제안한 통일부 측은 며칠째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지난달 29일 공동연락사무소 직통 전화를 통해 북한 측에 영상회담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안건을 '접수'만 하고 '회신'은 하지 않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개통된 연락채널을 통해 재해재난 관련 정보, 감염병 정보 교환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북측과의 논의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 한미 연합훈련이 최대 변수... 통일부·국정원, 훈련 연기에 무게
이에 정부는 통신연락선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현안은 순차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남북 양 정상은 통신연락선 복원을 시작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것이 출발점이기 때문에 여기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현안을 풀어나가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일부 측은 연합훈련 연기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는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유연하고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고위 당국자가 밝힌 '훈련 연기' 입장과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훈련을 연기해놓고 한미 공조를 통해 대북 관여를 본격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본다"며 "훈련 연기가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또한 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합훈련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훈련 연기에 힘을 실었다.

국방부는 연합훈련과 관련해 시기, 규모, 방식 등이 확정된 것이 없다며 미국 측과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군 당국은 코로나19 상황과 방위태세 유지, 전작권 전환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 양국간 협의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방부 또한 "어떤 결정도 한국과의 상호 협의 하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북한 군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드릴 만한 특이 활동은 없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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