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땄는데 "실망시켰다" 맹비난, 中의 도넘은 애국주의

      2021.08.04 07:16   수정 : 2021.08.04 07: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6일 2020 도쿄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 대표팀 류스원(여자 세계 7위)와 쉬신(남자 세계 2위)가 은메달이라는 준수한 성적에도 중국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해프닝이 벌어진 가운데, 중국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을 향한 도를 넘은 비난이 일면서 중국의 '과도한 애국주의'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4일 영국의 BBC 등에 따르면 중국은 금메달 30개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대중은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애국심이 없는 자 또는 반역자로 매도하고 있다.

중국 탁구 혼합 복식팀은 은메달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일본 팀에 패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해야 했다.



일본에 지자 중국의 '키보드 워리어'들은 "탁구 혼합 복식팀이 나라를 망쳤다"며 선수들을 공격했다.

배드민턴 선수들에게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은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 대만에 금메달을 내줬는데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집중 공격이 가해졌다. 웨이보의 한 사용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너희들은 전혀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금메달을 손에 쥐었음에도 과거 나이키 신발을 모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중국에선 보이콧 대상이 될 수 있다.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중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양첸은 과거 나이키 컬렉션 사진을 SNS에 올린 적 있지만, 일부 중국 누리꾼은 이에 대해 "중국 선수사 왜 나이키 신발을 모으는가? 보이콧를 오히려 주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일삼았다. 이후 양첸은 과거 컬렉션 사진을 삭제했다.


네달란드 라이덴 아시아 센터 소장인 플로리안 슈나이더 박사는 "중국인들에게 올림픽 금메달은 개인의 기량은 물론 국가의 존엄성을 떨치는 수단"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심지어 국가를 배신한 배신자로 매도당한다"고 진단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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