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식자재 쓴 맥도날드, 알바생에 책임 넘기지 말아야"
2021.08.05 05:50
수정 : 2021.08.05 05:49기사원문
맥도날드가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아르바이트생의 잘못된 판단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유효기간 수정은 알바 노동자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알바생에게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바노조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과 알바생에게 책임을 덮어 씌우려는 맥도날드의 행태를 규탄한다는 취지로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앞서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 자체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날짜 스티커를 덧붙이는 방법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맥도날드는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은 즉각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공익 신고자가 한 점포에서 유효기간 스티커를 새로 뽑아 덧붙이는 방법으로 유효기간을 늘려 식자재를 사용한 정황을 영상으로 담아 제보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심사에 착수한 상태다.
알바노조는 “음식 재료가 되는 식자재 유효기간을 조작하는 행위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위협을 끼칠 수 있는 일”이라며 “실제로 맥도날드는 ‘햄버거병’으로 식품 위생, 안전 문제로 논란이 된 과거가 있는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또 다시 2차 유효기간 스티커 재부착 문제가 발생한 것은 식품 안전, 위생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지난해 한국맥도날드가 9000억 넘게 얻은 수익 또한 이런 유효기간 조작 등을 통한 원가 절감 등도 한 몫 했다고 볼 합리적 의심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을 언급하면서 “맥도날드 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윤석열이 말한 부정식품이 이런 거냐’, ‘돈 없으면 유효기간 지난 햄버거도 먹어야 하냐’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며 “윤석열 대선후보의 식품 안전, 위생에 대한 인식과 맥도날드의 유효기간 재부탁 행태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맥도날드가 보인 대응은 더 큰 분노를 하게 한다”며 “맥도날드 본사는 2차 유효기간 사실이 알려지자 알바 노동자를 인사위원회를 열고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알바 노동자에게 정직 3개월은 사실상의 해고와 다름이 없다”며 “유효기간 스티커를 교체하라고 지시한 책임의 당사자는 따로 있는데, 노동자에게 뒤집어 씌워 범죄자로 낙인 찍는 것이 맥도날드의 대응이었다”고 맥도날드 측을 질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