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제자에 "나가 뒈져라" 폭언…연기학원 원장 집유
2021.08.05 12:14
수정 : 2021.08.05 12:24기사원문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훈육을 핑계로 여고생 제자에 폭언을 하는 등 정서적 학대 행위를 일삼은 30대 연기학원 원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1단독(재판장 김종근)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2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역의 한 연기학원 원장이자 강사로 근무하던 2019년 3월부터 8월까지 제자인 B양(17)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행 대부분은 학원 수업 중 다른 원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A씨는 B양이 다른 학원생과 만난다는 이유로 "바쁘고 시간 없는데 연애는 왜 하느냐. 네가 내 딸이었으면 흉기로 찔러 죽이고 감옥갔다"고 하는가 하면, B양 수업 도중 말없이 학원을 벗어나자 전화를 걸어 "차도로 뛰어 들어가서 뒈져 버려라. 아니면 어디 높은 데 올라가서 떨어져 죽던지"라고 저주 서린 막말을 퍼부었다.
특히 수업 중 B양이 눈물을 보이자 A씨는 다른 원생들 앞에서 "애들아 쟤(B양) 믿지 마. 악어의 눈물이다"며 험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A씨는 거의 모든 대화에서 B양을 '이년', '저년'이라고 지칭해 불렀다.
A씨는 사건이 불거지면서 학원 운영을 중단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감정이 격해진 가운데 훈육 차원에서 이뤄진 욕설일 뿐'이라고 법의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학원 수강생인 피해자에게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회 욕설 등 폭언을 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과 현재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피해자와 그 부친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