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친환경차 행사에 머스크만 찬밥 신세, 초대 못받아
2021.08.06 09:34
수정 : 2021.08.06 09: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30년부터 미국서 판매하는 새차의 절반을 친환경차로 만들겠다며 5일(현지시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초청되었지만 테슬라 제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CNN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향후 미국에서 팔리는 신차들을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 배터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무공해차(ZEV)로 재편하도록 촉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경제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는 바이든은 취임 직후 전기차 충전소 50만개소를 설치하기 위한 150억달러(약 17조1270억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는 바이든이 제안한 사회기반시설 예산에 담겨 있지만, 최근 상원 초당파 의원들의 합의안에는 그 절반만이 담겼다. 현재 미국에는 약 4만1000개의 공공 충전소가 있다.
바이든은 특히 전기차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다. 이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행사에는 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가 빠졌다. 이날 백악관에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모회사 스텔란티스 등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이른바 '디트로이트 빅3' 대표들이 초대됐다. 아울러 주요 완성처 업체의 전기차들이 백악관 마당에 전시되었으나 테슬라 차량은 없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가 초대받지 못하다니 이상한 것 같다"고 적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도 CNBC에 출연해 왜 테슬라가 초청에서 배제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테슬라가 노조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해 바이든 정부의 눈 밖에 났다고 추정했다. 앞서 테슬라는 노조 활동가를 해고하고 전국 단위 자동차 노조에 가입하려는 직원을 위협해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폴 스래식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백인 노동자 유권자를 되찾으려는 노력이라며 이날 행사가 친노동·친노조 메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UAW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