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주간거래 4000억원 돌파..미술품·문화재 속속 참여
2021.08.10 10:53
수정 : 2021.08.10 10: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s)이 가상자산 시장의 주류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주간 거래량이 4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 관심이 높아지는데다, 디지털 저작물이나 게임·스포츠 아이템 외에도 미술품이나 문화재 등 전통 산업의 저작물들이 속속 NFT로 만들어지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NFT 주간 거래량 3.8억달러..역대 최고
10일 NFT 전문 분석 사이트 논펀저블닷컴(nonfungible.com)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주간 단위 NFT 판매량은 3억7538만7629달러(4290억6805만원)를 기록했다.
일일 판매량 역시 6일 8150만5605달러(931억9350만원)을 기록하며 역대 두번째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4일 판매량 5825만438달러(665억9190만원)는 역대 세번째다. 일일 최고 판매량 기록은 지난 5월3일 1억175만740달러(1163억4179만원)이다.
최근 가장 많이 팔린 NFT는 크립토펑크다. 9일 기준 주간 판매량이 가장 많은 프로젝트인 크립토펑크는 일주일간 724개의 NFT가 판매되며 1억3284만달러(1519억1582만원)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역대 판매량 역시 크립토펑크가 6억5481만3747달러(7485억8307만원)로 1위를 나타냈다. 크립토펑크는 2017년 소프트웨어 개발사 라바 랩스가 만든 24x24 픽셀 아바타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NFT는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소유권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다"며 "실물과 연계할 수도 있는 만큼 앞으로 새로운 킬러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미술품·국보급 문화재도 등장 "시장 키우는 이벤트"
NF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게임 아이템이나 셀럽들의 디지털 저작물 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나 국보급 문화재도 NFT로 제작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세계 3대 박물관인 에르미타주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손잡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와 빈센트 반 고흐의 '라일락 덤불' 바실리 칸딘스키의 '구성VI' 클로드 모네의 '몽주롱 정원의 한 귀퉁이' 등을 NFT로 판매한다.
에르미타주는 각 작품마다 2개의 NFT를 발행해 하나는 박물관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8월말 진행될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다. 박물관은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낙찰자의 NFT가 에르미타주와 직접 연결돼 있고 작품 원본이 세계 최고의 박물관 중 하나에 보관돼 있다는 느낌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국보급 문화재가 NFT로 만들어지는 사례도 나왔다. 미디어테크 기업 퍼블리시는 간송미술관과 공동으로 국보 70호이자 세계기록문화유산인 '훈민정음해례본'을 NFT로 발행한다. 1개당 1억원으로 100개 한정 발행한다. 오는 15일 이후 발행을 목표로 프라이빗 판매를 진행중이다.
간송미술관은 NFT를 통해 훈민정음해례본을 디지털자산으로 영구 보존하고 문화유산의 보존과 미술관 운영 관리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간송미술관은 또 아트센터나비와 국보 고려청자 상감운학문매병 등 소장 문화재를 재해석한 NFT 그림 카드도 만든다.
"프리미엄·대중적 시장 함께 성장해야"
전문가들은 NFT 산업이 일부 마니아 중심에서 대중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격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진종오의 올림픽 기록을 NFT로 만들거나 프로게이머 장재호의 일러스트를 담은 NFT가 판매완료 되는 등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스타들이 발행하는 NFT가 잇따라 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내 경매업체 임원은 "국내 굵직한 갤러리와 경매사들은 대부분 올초부터 NFT 발행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유명작가 위주로 이벤트성 NFT 발행을 통해 시장을 키워가고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 시장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무허가 NFT가 발행되거나 하나의 저작물에서 두 개 이상의 NFT가 발행되는 등 저작권 논란을 해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분산신원인증(DID) 기술을 이용해 발행자 신분을 확인하는 NFT 마켓플레이스 등의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저작권 이슈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수만원~수십만원 정도의 대중적인 NFT가 거래되는 시장이 함께 성장해야 본격적인 NFT 대중화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준선 대표는 "수만원에서 10만원 정도 수준의 NFT를 구매하려는 의사를 가진 사용자는 생각 외로 많다"며 "엄격한 큐레이션을 통해 작품을 검증해서 올리는 시장이 있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누구나 가볍게 1만원, 2만원 정도의 NFT를 올리는 시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