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주권' 확보에 수출까지… 개발 즉시 수억회 물량 생산
2021.08.10 18:20
수정 : 2021.08.10 18:20기사원문
■임상 1·2상 유효성·안전성 확보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 'GBP510'에 대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한 것은 임상 1·2상 중간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고려대 구로병원 등에서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GBP510을 투여하는 임상1·2상 스테이지1을 진행한 결과,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전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돼 중화항체 형성률 100%를 보였다.
또 중화항체 유도 수준도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 패널보다 5배에서 최대 8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GBP510 투약과 관련성이 있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충분한 내약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령자까지 포함된 스테이지2 참여자 247명에 대해서도 지난 6월 말 2차 투약을 마치고 안전성을 추적 관찰 중으로 현재까지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
임상 3상은 이미 허가된 백신과의 비교로 효과를 입증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조백신은 바이러스벡터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선정됐다. 비교임상 방식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것이 세계 2번째다. 앞서 프랑스 발네바사가 같은 플랫폼이 아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활용해 비교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전통적인 백신 임상은 동시에 3만명가량의 대규모 인구집단에 접종한다"며 "현재 코로나19 유행상황, 기존 백신 접종이 시행된 상황에서는 전통적인 3상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비교 임상으로 국내 승인 이후 글로벌 허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 해외 규제기관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비교임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국제사회에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CEPI 2억달러 지원, 초국가적 협력
GBP510은 전례 없는 글로벌 협력체의 지원으로 개발되는 백신이다. GBP510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함께해 온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는 최대 2억1370만달러(약 24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왔고 이 중 약 1억7300만달러(1987억원)가 이번 임상3상 등의 연구개발비로 활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3상과 인허가, 연간 수억회분 생산 규모의 상업 공정 개발 및 관련 원자재 도입, 변이주에 대비한 추가 연구 등에 연구개발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GBP510의 백신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 GSK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도 뒷받침된다. 현재 운영 중인 범정부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임상시험지원 태스크포스를 통해 국내외 임상대상자 모집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 선구매도 나설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 상용화에 성공하면 이는 곧 백신주권 확보를 의미한다. 그만큼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인 안동 L하우스를 통해 백신 개발 즉시 연간 수억회 물량의 대규모 상업 생산을 진행할 수 있고 공장 내 9개 구역의 독립된 사이트를 통해 여러 종류의 백신을 동시에 제조할 수 있다.
L하우스의 코로나19 백신 제조 시설은 올 초 유럽 EU-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획득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해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주에 대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GBP510 개발 기술로 변이주 항원을 활용한 임상을 연내 진행할 예정이고 GBP510 개발이 완료되면 백신 플랫폼으로 확보해 어떤 변이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