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에 文 감사 강요' 논란에 배구협회 "오해.. 조크로 봐야"
2021.08.11 05:05
수정 : 2021.08.11 05:36기사원문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이 주장 김연경 선수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배구협회가 오해라는 취지로 해명에 나섰다.
지난 9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유 감독관은 김연경에게 포상금 액수에 대한 답변을 유도하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거듭 촉구해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디씨인사이드 여자배구 갤러리, 에펨코리아 등에는 “여자배구 역대급 기자회견 나옴 (feat.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기자회견 사회자가 여자배구 발전에 힘써주는 분이라고 하면서도 “포상금 얘기는 김치찌개 사태도 있고 하니 배구 인식이 좀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협회 차원에서 홍보를 요청한 것으로 보이는데 너무 무례했다 생각한다”며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을 굳이 기자회견장에서 재차 강조했어야 했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기다 문재인 대통령 얘기는 누가 시킨 건지.. 한 번 답변했으면 됐지, 도대체 무슨 답을 듣고 싶어서 또 답변하라는 건지 정말 기가 막히더라”며 “안 그래도 피곤한 선수 붙잡아 놓고 뭐 하자는 건지 싶더라.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무슨 이런 답이라도 듣고 싶었나?”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들도 “여기가 북한인가”, “이런 방식 너무 싫다. 수령 동무냐”, “여자배구랑 대통령이랑 뭔 상관이냐” “찬양할 말씀 부탁드린다고 하지 그랬어” 등의 반응을 보였고 대한배구협회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이 수백개 쏟아졌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 관계자는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는 "(유 감독관의) 직설적인 성격이 그대로 노출된 것 같다. 나쁜 뜻은 아니었다"며 "대통령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강요했다기보다는 표현 방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포상금 질문에 대해서도 "조크로 봐야지, 대단하게 부각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인터뷰가 끝나고 김 선수 차가 빠져나올 때까지 같이 있었는데 인터뷰 논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유 감독관을 비롯해 당사자인 김 선수 역시 질문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배구협회 등 포상금 지원사를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강요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배구협회나 배구연맹의 생색내기가 절대 아니었다"며 "예정에 없던 후원금을 낸 신한금융에 대한 감사 표현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