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스캔들
2021.08.11 18:27
수정 : 2021.08.11 18:27기사원문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뉴욕 주지사에 선출된 쿠오모가도 정치적 영향력이 센 가문으로 꼽힌다. 뉴욕 주지사로 3연임 중이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64)가 10일(현지시간) 사퇴를 발표했다.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쿠오모 주지사는 1983년부터 12년간 뉴욕 주지사를 지낸 마리오 쿠오모의 큰아들이다. 이탈리아계인 데다 가족관계도 돈독해 시칠리아 출신 뉴욕 마피아 가문이라는 비아냥도 받는다. 쿠오모 주지사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암살당한 로버트 케네디의 딸 케리 케네디와 결혼한 이력도 있다. 1990년 당시 정치명문가 간 결합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3년 합의이혼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20대 때 아버지의 선거캠프에 합류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뉴욕주 검찰청 검사, 뉴욕주 검찰총장, 연방정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을 거쳤다. 성추행 스캔들 전까지 쿠오모 주지사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후 인기가 급상승했다. 팩트에 근거한 촘촘한 방역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맞섰다. 드라이브스루 진단, 시험약 사용 승인 등의 정책으로 뉴욕을 최악의 방역위기에서 구한 '팬데믹의 영웅'이란 평가도 받았다. 정치 체급도 대선주자급으로 부상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추락으로 쿠오모가는 물론 민주당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AP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성추문이 커질 때도 차기 대통령선거를 계획했다고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적인 행동 이외에 정책적으론 대단한 일을 했고, 그래서 슬프다"고 했다. 후임 뉴욕 주지사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캐시 호컬 부주지사가 맡는다. 성추행 스캔들 주지사가 남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