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제와서 이준석 내칠수야, 적당히 체면 세워주라…스타라는데"
2021.08.14 07:29
수정 : 2021.08.14 14:08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제가 되고 있는 국민의힘 내홍사태의 근본원인이 이준석 대표의 '능력주의' 철학과 '스타의식'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표라면 캠프끼리 싸우면 말려야 하는데, 대표가 나서서 캠프들과 싸우고 있다"며 혀를 찼다.
그 결과 대표와 캠프, 캠프와 캠프가 대립각을 세우고 지지자들도 편을 갈라 공격하는 "보수판 대깨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각 캠프는 지지자들을 쿨다운 시키고 적당히 대표 체면을 좀 세워주라"고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이준석 대표가 가진 정치철학은 '능력주의' 뿐이다"며 "(이 대표가 말하는) '능력'은 말싸움 하는 재주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보토론은 경선이 시작되면 질리도록 할 텐데, 굳이 이를 고집하는 것은 이 행사가 정상적인 후보토론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붐업을 위한 예능성격으로 토론이 아니라 배틀, 킬링 필드다"고 꼬집었다.
즉 "후보 정책을 비교 검토하고, 정권교체에 필요한 야당의 대국민 메시지를 조탁하기 위한 토론이 아니라 그냥 TV로 중계되는 배틀에서 논쟁 스킬이 떨어지는 후보들을 '킬' 하겠다는 생각이다"는 것.
이는 "원희룡 후보가 지적했듯이 자기가 기획한 예능 프로에 후보들 들러리 세우는 것"이라며 "서바이벌 게임에서 서로 박 터지게 싸워라, 살아나온 자를 데리고 내가 대선에서 이겨 보이겠다라는 정치를 일종의 컴퓨터 게임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보충 설명했다.
또 진 전 교수는 "이 대표는 스타 의식이 너무 강해서 자기 개인정치를 한다"며 "꼭 자기가 마지막 말을 가지려고 한다"고 불협화음의 바탕이 바로 이것이라고 했다.
이어 "말싸움에서는 절대로 안 지려고 하니 충고를 하면 '꼰대질'이라고 하고, 비판을 하면 논지와 전혀 관계 없는 '개드립'이나 치려 한다"며 "그러니 사방천지에 전선을 치고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제 와서 대표를 내칠 수는 없다"며 "각 캠프는 감정대립으로 흐르지 않게 쿨 다운 하고, '선의'를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대표와 핫라인을 가동해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하게 하라"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