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VC·사모펀드도 ‘베팅’… 블록체인·가상자산 뛰어든 큰손

      2021.08.15 19:34   수정 : 2021.08.15 19:34기사원문
대형 은행과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 대형기업 등 기관투자자들의 블록체인·가상자산 분야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상반기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 등 기관투자자액이 지난 해의 두 배를 기록했다는 집계와 함께, 자산운용 규모 상위 100대 은행의 55%가 가상자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C) 등 가상자산 직접 투자는 물론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블록체인·가상자산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상반기 투자액 작년의 2배"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회계법인 KPMG는 '2021년 상반기 핀테크의 맥(Pulse of Fintech H1 2021)'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동안 전세계에서 VC, 사모펀드, M&A 등을 통한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 투자가 548건, 87억달러(약 10조2000억원)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1년 동안 진행된 투자 43억달러(약 5조원)보다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KPMG에 따르며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규모는 2018~2020년까지 72억달러(약 8조4000억원),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 43억달러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상승세로 전환됐다.

올 상반기에는 투자라운드에서 3억5000만달러(약 4091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블록파이, 3억달러(약 3506억원)를 유치한 팍소스, 블록체인닷컴(3억달러), 비트소(2억5000만달러·약 2922억원) 등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이 투자 시장을 주도했다.

싱가포르KPMG의 안톤 루덴클라우 글로벌핀테크 공동리더는 "세계적으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다양한 거래 플랫폼이 수익을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중국의 디지털위안이나 페이스북의 디엠 등 프로젝트들을 둘러싸고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올해 남은 기간동안 계속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00대 은행 중 55개, 가상자산 투자

운용자산 기준 상위 100대 글로벌 은행 중 절반 이상인 55개 은행이 이미 블록체인·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록체인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블록데이터(Blockdata)는 "운용자산 상위 100개 은행 중 55개 은행이 은행 자체 또는 자회사를 통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술회사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록데이터는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를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투자사로 분류했다. 또 JP모건, BNP파리바도 가상자산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글로벌 은행 업계 거물들은 이미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개발중이거나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중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의 이익 급증 △가상자산 분야 규제 개선 △디지털자산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 증가 등 3가지 요인이 배경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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