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역사인식 논란' 기름부은 광복절 사진 한 장…尹측 "오해다"
2021.08.17 00:46
수정 : 2021.08.17 08:08기사원문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또다시 '역사인식 논란'에 휘말렸다.
여권은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혼동하는 것이 정상이냐"고 즉각 공세에 나섰지만, 윤 전 총장 측은 "광복절 행보의 의미를 담은 구절일 뿐 안중근 의사에게 술잔을 올리는 글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인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찾아 참배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같은 날 캠프 페이스북 계정인 '윤석열 국민캠프' 페이지에 현장 사진 6장을 올렸다. 게시글에 '너희들이 만약 장래에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조선에 용감한 투사가 되어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술잔을 부어 놓아라. 1932년 12월19일 윤봉길 의사'라고 적었다.
문제는 6장의 사진 중 윤 전 총장이 안중근 의사 영정 사진에 술잔을 올리는 사진이 맨 앞에 걸리면서 불거졌다. 윤 전 총장이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혼동한 듯한 모양새가 연출됐다는 것이 캠프의 설명이다. 해당 게시글은 17일 현재 사진이 교체됐다.
논란은 여권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6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측이 앞서 올린 게시물 캡처(갈무리) 사진을 올리면서 "삭제된 포스팅"이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이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헷갈리는 '실수'를 한 뒤 '삭제'했다는 해석이 깔려 있다.
김광진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15일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이 올린 캡처 사진을 올리며 "윤봉길 의사의 뜻을 담아서 안중근 의사에게 술을 올리는 거. 저만 이상한가요"라고 꼬집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페이스북에 "이제는 웬만한 실수나 실언은 그러려니 하건만,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라며 "좋게 생각하려 해도 이건 결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역사인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27일 부산 민주공원을 찾아 이한열 열사가 연세대 정문 앞에서 최루탄을 맞고 피를 흘리는 모습의 조형물을 보면서 "이건 부마(항쟁)인가요"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커지자 같은 달 30일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입당을 선언한 자리에서 "당시 제가 27살이고 저희 집도 연대 앞이었다"며 "도대체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사진을 모르는 사람이 제 나이 또래 중에 누가 있겠는가"라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2차 역사인식 논란'이 터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우연히 사진과 설명이 불일치하면서 일어난 오해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안중근 의사의 사진은 페이스북에 올린 6장의 사진 중 한 장인데 우연히 맨 앞에 게시됐던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독립운동가 7인의 영정에 일일이 술잔을 올린 것에 대한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캠프 내부에서도 게시물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사진을 교체했다"며 "해당 계정과 게시물에 윤 전 총장이 관여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