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는 카카오-들어오는 네이버…IT거물들의 엇갈리는 블록체인 전략
2021.08.18 13:08
수정 : 2021.08.18 13:08기사원문
국내 위주의 블록체인 사업을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받는 카카오는 해외시장으로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반면 일본에 거점을 둔 계열사 라인을 통해 해외 위주의 블록체인 사업을 펼쳐온 네이버는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카카오,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 키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가 사뭇 다른 블록체인 전략을 펼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각자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를 설립한지 4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사업 방향에도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계열사 그라운드X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만들어가던 카카오는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전문회사 '크러스트(Krust)'를 설립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클레이튼에 대한 모든 사업 총괄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관된다. 클레이튼 블록체인 개발과 생태계 확장 등 네트워크의 글로벌화를 주도하는 역할이 기존의 그라운드X에서 클레이튼 재단으로 옮겨진 것이다.
클레이튼 재단을 지원하는 크러스트는 클레이튼을 비롯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기업을 발굴해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주목할 점은 카카오 현직 임원들이 크러스트에 대거 배치된 것이다. 현재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를 이끌고 있는 송지호 센터장이 크러스트 대표를 맡고, 카카오 카카오톡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는 신정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크러스트에 합류한다. 그라운드X 라는 별도 계열사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간접적으로 진행해온 카카오가 본사 임원들을 블록체인 사업에 새롭게 배치시키며 해당 영역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카카오 측은 "클레이튼 재단에서 성장 펀드도 조성하는 등 클레이튼 블록체인의 글로벌화를 위해 힘쓸 예정"이라며 "그라운드X는 가상자산 지갑, NFT(Np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토큰) 같은 블록체인 서비스들을 운영하고 개발하는 등 클레이튼 블록체인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 말했다.
라인 링크, 국내 거래소 첫 상장
라인을 통해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사업을 전개해온 네이버는 올해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전개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실증 테스트에 돌입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사업에 라인과 네이버파이낸셜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지원했고, 앞서 라인은 CBDC 컨설팅 기업으로도 참여했다.
특히 최근엔 처음으로 라인의 자체 가상자산 링크(LN)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정식 상장시킴으로써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높였다. 기존에 링크는 일본 소재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맥스와 미국 소재 비트프론트에만 상장돼 있어 국내 투자자들의 접근은 다소 불편했다. 국내 거래소에서 요구하지 않는 여권 제시 같은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초창기부터 일본 현지 가상자산 서비스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입해온 라인은 국내 블록체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연계 방안들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과는 라인 블록체인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지난 6월 라인이 일본 현지에서 시범적으로 출시한 라인 블록체인 기반 NFT의 국내 거래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