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 곧 정리된다" 이준석 녹취록 공개, '저거'가 '윤석열'일까

      2021.08.18 06:00   수정 : 2021.08.18 08: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원희룡: 우리 캠프로 지금 서로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될 사람들이잖아. (중략) 예를 들어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하냐' '이런 것들은 돌아가는게 어떠냐' 해가지고, 그냥 옆에다가 자문을 구하는 n분의 일 중에 한사람이 필요하면 저나 저쪽 사람들한테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라고 하면, 저희는 철저히 자문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릴 것이다.

이준석: 너무 걱정마시라. 제가 봤을 때, 지금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서 이제 세게 얘기하는 것이다.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나. 저거 곧 정리된다.

지금 지사님 오르고 계신다. 축하드린다.


원희룡: 아니아니 저기. (중략) 경준위 문제 제기는 내가 한 거니까 그 부분은 서로 이렇게 하면 안된다. 그거 하더라도 이 후보의 의견이 어떤 의견이다. 이렇게 해서 진지하게 좀 받아들여달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정리' 논란에 휩싸이자, 결국 당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18일 새벽 SNS를 통해 녹취록 공개와 관련, "혹시나 헛된 기대 때문에 해당 대화의 앞 뒤의 내용은 궁금해 하지 말아달라"며 "제가 보기에는 다소 간의 무리가 있어도 충분히 당 대표가 되어버린 젊은 후배에게 항상 존경해왔던 선배가 할 수 있는 충고의 내용 정도이고 저는 원 지사님의 지적을 깊이 새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절대 더 이상 당 내에서 비전과 정책, 개혁과 혁신이 아닌 다른 주장이 나와서는 안된다"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대표가 SNS에 원 전 지사와의 통화했던 녹취록을 살펴보면, 중의적 표현인 '저거'라는 것을 놓고 해석 공방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날 원 전 지사는 최근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곧 정리될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은 촉발됐다. 이에 이 대표는 주어가 '윤석열 전 총장'이 아닌 갈등 상황을 언급한 것이라 주장하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일단 이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이라고 기록됐다. 주어가 '저거'라는 점에서 자신들의 의도에 맞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가 발언한 "저거 곧 정리된다"의 문맥상 '저거'가 윤 전 총장을 지칭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나, 현재의 윤 전 총장 측과 이 대표간 갈등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원 전 지사는 전날 기자들에게 "특정 후보가 '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뜻이 아니라 후보로서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전날 국회방송 인터뷰에서 원 전 지사를 겨냥, "자신감 있으시면 제가 '윤 전 총장'을 주어로 말했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달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제가 어떻게 (윤 전 총장을) 정리한다는 말인가. 제가 그럴 능력이 있나"라며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후보 지지율도 잦아든 측면이 있다. 갈등이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 (윤 전 총장) 캠프도 격앙된 분위기를 자제할 것이다. 갈등이 정리될 것이란 얘기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저를 더 아끼고 걱정해주실 부모님이 속상해 하시는 모습을 보고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며 "우리 당내에 며칠 간 있었던 안좋은 모습, 모두 대표인 제 책임이다. 이것으로 당내 상호간의 공격이나 날선 공방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이 대표 발언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계획을 밝힌 터라 갈등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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