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 전세난에… 강서·도봉·금천 신축빌라 '깡통주택' 속출

      2021.08.18 18:33   수정 : 2021.08.18 18:33기사원문
임대차 3법이 촉발한 전세난으로 아파트 대체상품인 빌라(연립·다세대)로 수요자가 몰리는 가운데 서울 곳곳에서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서구는 상반기 신축빌라 전세 거래 중 10건 중 8건이, 도봉·금천구는 절반 이상이 깡통주택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아파트와 빌라 간 전세계약 거래량 차이가 넉 달 연속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전세 계약은 △5월 1만539건 △6월 8452건 △7월 7339건 △8월 2847건으로 매달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반해 빌라 전세계약 거래 추이는 △5월 6441건 △6월 5981건 △7월 5535건 △8월 1962건으로 대동소이하다.
이에 아파트와 빌라 전세계약 거래 건수는 △5월 4098건 △6월 2471건 △7월 1804건 △8월 912건으로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치솟는 아파트 가격 때문으로 풀이했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빌라로 전세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빌라 매매는 7개월 연속 아파트 거래량을 앞지르고 있는 추세다. 서울 내 주택 전세 계약 중 빌라 전세계약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축빌라 위주로 '깡통주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신축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2752건 중 26.9%(739건)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90%를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19.8%(544건)에 달했다.

깡통주택은 통상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이 80%를 넘거나 비슷한 수준의 집을 뜻한다. 다방은 상반기 매매된 매물과 소수점까지 같은 면적의 집을 기준으로 분석한 것으로 실제 깡통주택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깡통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였다. 전세 351건 중 290건(82.6%)이 전세가율 90%를 웃돌았다. 특히 화곡동은 252건으로 강서구 깡통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강서구에 이어 도봉구도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계약이 40건 중 22건(55%)에 이른다. 금천구는 121건 중 62건으로 깡통주택 비율이 51.2%에 달했다. 강북·서대문·종로구는 신축 빌라 전세가 각각 14건, 9건, 6건으로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절반 이상이 깡통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빌라의 깡통주택이 늘어난 이유를 업계에선 집주인보다 세입자를 먼저 구하는 경우가 많아서라고 분석했다. 세입자를 끼고 매매를 하면 적은 돈으로 분양이 가능해 매수자를 찾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빌라 시장에서 이런 식의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
반면 이 같은 깡통주택은 임대차 계약 만기 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줄어드는 데다 빌라 특성상 매매도 어려워질 수 있다.


다방 관계자는 "전세 수급 불균형과 시세 급등으로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깡통주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빌라는 아파트만큼 매매가 쉽지 않고, 시세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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