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반발하던 北 '잠잠'..."중강도 도발가능성 낮을 듯"
2021.08.19 14:23
수정 : 2021.08.19 14:23기사원문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이 시작된지 나흘째인 19일 현재까지 북한의 별다른 무력도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한미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우방국 매체를 통한 '국제 여론몰이'와 대남·대외용 선전매체를 활용한 선전전에 나서고 있어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방국 매체 활용 '여론몰이' 여전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현재까지 북한 동향에 특이사항은 없다"며 "후반기 한미훈련 시작 후 이날까지 공식적인 표명은 없으나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한미훈련 중단 등 비난 보도는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북한의 신홍철 주러대사는 지난 11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병력이 남한에 주둔하는 한, 한반도 정세가 주기적으로 악화하는 주요 원인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이후 리룡남 주중대사도 지난 14일 공개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훈련을 비난하며 "(미국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실력으로 북한 체제를 전복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문정남 시리아주재 북한대사도 같은 날 공개된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시작된 한미훈련은 한반도의 안정을 훼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미국의 패권 음모'에 맞서기 위해 모든 독립 국가들 사이의 협력을 강화해야한다고도 했다.
이 밖에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와 다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한미훈련은) 도발자들의 반평화적, 반통일적 망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중·강도 도발 가능성은 적지만 대비태세 상태에서 국면 전환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미 반응 예의주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앞두고 한반도 안정에 이어 동북아시아 안정으로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하려고 하는데, 이 때문에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과 갈등 속에서 (중국은)북한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무력시위 등을 눈감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하계 훈련 중에)북한이 화력시범 등 맞대응 훈련은 하겠지만 중강도 도발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3개의 담화를 내놓고 한국과 미국의 반응을 보려는 북한의 순차적인 행보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사태 해결에 노력한다면 일종의 불만을 토로하는 식의 담화가 나오거나 연락통신선을 끊은 것에 만족하는 선에서 그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미는 지난 10∼13일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을 시행한 뒤 16일부터 주말을 제외한 26일까지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에 돌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일과 10일 김여정 북한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비롯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사실상 무력도발 엄포를 놨다. 급기야 북한은 10일 오후 13개월 만에 복구했던 남북간 통신연락선마저 차단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