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픈 통증은? 대상포진 6점, 삼차신경통 10점

      2021.08.21 06:00   수정 : 2021.08.21 10: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반적으로 몸이 아플 때 통증의 정도를 객관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의료계에서는 통증환자의 상태를 수치로 표현해 통증을 시각화해 묘사한 '통증척도(VAS:Visual Analog Scale:10점 만점)'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주사를 맞을 때의 일시적 따끔함 정도는 3점, 치통환자가 느끼는 통증지수는 4.5점, 통증의 대명사로 꼽히는 출산(초산)의 고통은 7.5점, 희귀ㆍ난치성 질환을 원인으로 하여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느끼때는 8점 등의 기준을 두고 있다.



통증척도의 상위를 차지하는 통증은 대부분 '신경병증 통증(Neuropathic pain)'이다. 신경병증 통증은 말초신경계 및 중추신경계 손상이나 신경전달체계 이상이 원인인 통증 질환이다.
찌르는 듯한 통증, 화끈거림, 쑤시고 칼로 베는 듯한 느낌, 찌릿찌릿함, 감각저하, 무감각 등 다른 통증 질환과는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6점, 산통과 비슷
일반적으로 수술 후 통증, 산통보다 대상포진 때문에 생기는 통증이 상위 단계에 위치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은 국내에서 해마다 1000명당 10명꼴로 대상포진에 감염돼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50대의 여성이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쪽에 생기지만 모든 부위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옷깃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전기가 오는 것처럼 찌릿한 느낌, 찢어질 것 같은 느낌,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몇 초에서 길게는 하루 종일 아프기도 하며 통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감염 후 치료가 늦어질 경우, 발병 부위에 만성통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을 겪은 후에는 신경통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진이 치유된 후 1~6개월 동안 통증이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환자의 통증은 몇 개월 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몇 년 간, 심지어는 평생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환되면 그 부위에 감각저하와 더불어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최봉춘 원장은 "대상포진이 발병했을 때 초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발전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는 항경련제, 항우울증, 신경차단요법, 국소마취제, 피부동결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증상완화가 1차적인 치료 목표"라고 말했다.

■가장 심한 통증 '삼차신경통' 10점
대상포진과 함께 대표적인 신경병증에 속하는 질환은 삼차신경통이다. 삼차신경통은 통증척도 점수가 10점인만큼 통증이 강하다.

삼차신경이 뇌에서 혈관으로 압박되면서 주로 발생하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식사하거나 양치질, 세수할 때 치아 이마 뺨 턱 등 얼굴 부위에 심한 통증이 생기고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 신경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처음에는 치통으로 혼동하기 쉽지만 살점이 어 지는 듯한 고통으로 표현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은 발작성으로 일정 기간 지속되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 특히 통증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얼굴이 아파 사회 생활이 어려울 경우도 있다.

삼차신경통은 테그레톨(성분명 카바마세핀), 뉴론틴(가바펜틴)과 같은 항경련제 등을 비롯해 약물주사를 이용한 삼차신경차단술, 고주파를 이용한 삼차신경응고술,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삼차신경 뇌혈관 분리감압술 등으로 치료한다. 다만 통증 부위를 지배하는 신경을 절제하는 제거술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준비해야 한다.


최 원장은 "질환을 방치할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의 강도와 빈도가 심해지고 통증부위 또 넓어진다"며 "증상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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