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벗, 델타변이 확산전 신속 코로나19 진단키트 재고폐기

      2021.08.21 04:54   수정 : 2021.08.21 04: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 업체 가운데 하나인 애벗 래버러토리스가 지난 6~7월 진단키트 재고를 대규모로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벗은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회사 실적에 심각한 손실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팬데믹 확산 억제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실수를 범한 셈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애벗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벗이 델타변이가 급속히 확산하기 직전 진단키트 재고를 폐기처분토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애벗은 또 진단키트를 폐기한 뒤 곧바로 대규모 감원도 발표했다.

애벗은 원료 제공업체들과 계약을 취소하고, 메인주와 함께 유일하게 진단 키트 제조설비가 있는 일리노이주에서 직원 2000명을 해고했다.


팬데믹 상황에 대한 오판으로 결정적인 실수를 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진단키트를 개발한 애벗은 지난해 이후 백신 접종 속에 팬데믹 기세가 꺾이자 올 봄 급격한 수요 감소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제 델타변이 확산으로 감염자가 급격히 늘고, 백신접종을 완료한 이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 역시 급증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늘고 있지만 대규모 재고 폐기 등으로 수요를 맞추기 어럽게 됐다.

15분내에 진단 결과를 알려주는 애벗의 바이낵스나우 진단키트는 올 가을학기 학교 오프라인 수업 재개와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움직임 속에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애벗의 공급은 당분간 수요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CVS, 라이트에이드, 월그린 등 진단키트를 팔던 약국체인을 비롯한 소매업체들 곳곳에서는 가정용 진단키트가 매진됐고, 온라인 상점 아마존에는 배송이 3주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공고가 붙어 있다.

애벗은 부랴부랴 해고했던 직원들을 불러들이는 등 생산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진단키트 품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6월 미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신속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오라슈어 테크놀러지스 역시 아직 소매업체들에 물건을 풀지 않고 있다.

오라슈어의 스티븐 탕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은 확실성을 갈구하지만 팬데믹은 수요의 확실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진단키트 공급 확대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호주의 신속 진단키트 업체 일룸 CEO 션 파슨스 박사는 미국내 진단키트 수요가 예상했던 것보다 1000배 많다면서 자사의 미 공장 생산 계획 물량도 대폭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델타변이로 인해 전세계 신규 감염자가 급속히 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에서 보듯 공급은 크게 줄어 수급 불균형이 극심해 팬데믹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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