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로 유명한 영 SNS "포르노 금지"
2021.08.21 05:53
수정 : 2021.08.21 05:53기사원문
포르노로 유명한 영국 소셜미디어 업체 온리팬스가 20일(이하 현지시간) '포르노 포스팅 금지'를 결정했다.
비자, 마스타카드 등 전자결제 업체 등 금융사들이 포르노를 계속 허용할 경우 거래를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데 따른 것이다.
온리팬스는 10월부터 수위가 낮은 성인물만 포스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온리팬스는 전날 성명에서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토록 하고, 크리에이터와 팬의 확장성을 위해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개선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앞서 마스타카드와 비자카드는 지난해 온리팬스 경쟁사인 포르노사이트 폰허브와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폰허브가 미성년자 성착취물과 성폭행 영상, 리벤지포르노 등을 내보내고 있다며 거래를 끊었다. 폰허브는 그같은 영상은 허용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이후 규정을 강화했지만 소용 없었다.
온리팬스는 금융사들이 경고하자 거래가 중단되기 전에 알아서 규정 강화에 나선 셈이다.
온리팬스는 19일 성명에서 누드가 들어간 콘텐츠의 경우 '사용 허용 정책'에 부합할 경우에만 포스팅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 영국인 사업가 팀 스토클리가 설립한 가족기업 온리팬스는 최근 수년 포르노 배우들이 올린 동영상 클립과 사진들로 급속히 인기가 높아졌다.
포르노 배우들은 자신이 올린 동영상 등을 팬들에게 유료로 판매했다.
온리팬스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속히 성장했다. 감염을 우려해 집 밖 나들이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소일거리 삼아 스마트폰을 뒤적이며 성인물 소비를 크게 늘린 덕이다.
포르노 배우들 뿐만 아니라 유명인, 인플루언서 등이 자신이 올린 사진, 동영상, 맞춤형 콘텐츠 등을 유료로 팬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플랫폼이 설계돼 있어 팬데믹 기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온리팬스는 지난해 플랫폼 내 거래 규모가 615% 폭증한 17억파운드(약 2조7000억원)로 늘었고, 올해 세전 이익은 3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해 왔다.
온리팬스는 메인스트림 인플루언서, 브랜드의 주목을 끌려 노력하기는 했지만 포르노에 대한 이들의 부정적 태도로 인해 주류로 편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가 결국 금융서비스 업체들의 압박 속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르노 금지 조처를 단행하게 됐다.
창업자 팀 스토클리 아버지인 온리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가이 스토클리는 "은행들과 기타 금융 파트너들이 더 강한 통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온리팬스는 포르노 금지 조처로 인해 초기에는 매출이 줄어들겠지만 이를 거치고 나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이 독점적인 사진, 동영상, 대화 등을 통해 팬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도록 한 플랫폼 모델 덕에 영향력이 계속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바탕이다.
최근 주류 크리에이터들이 온리팬스에 유입된 것도 회사의 이같은 결단을 이끈 배경이기도 하다.
가수 카디B, 배우 벨라 쏜 등이 온리팬스에 게정을 열었다. 유명인 가운데 최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