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도발 타이밍 아냐..北 셈법 복잡해졌을 것"
2021.08.22 14:47
수정 : 2021.08.22 14:47기사원문
최근 김정은 북한노동당 총비서가 민생행보에 주력하면서 당초 한·미연합훈련을 전후로 예상됐던 군사도발 가능성이 점차 엷어지는 분위기다. 김여정 북한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이 담화를 통해 사실상 무력도발을 시사했지만 아프간 사태 등 최근 일련의 변수들을 감안할 때 당장의 도발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측불허의 북한 사정을 고려해 우리 군 당국이 철저한 대응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무력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김정은 총비서의 민생행보를 고려할 때 미사일 도발 등 당장의 군사도발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 배경으로는 미국의 관심이 온통 아프간 사태에 대한 미국 책임을 묻는 국제사회 여론에 쏠린 점, 북한 우호국인 러시아의 외교차관이 대북문제 논의를 위해 방한한 점 등이 거론된다. 게다가 최근 김정은 행보가 내부 민심 다독이기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는 전날 "김정은 동지께서 보통강 강안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건설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극심한 수해로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 지도를 통해 내부 민심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또 미국이 아프간 사태 후폭풍을 수습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적절한 도발 타이밍이 아니라는 북한측 내부 판단도 당장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여기에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이 지난 21일 방한해 한러·미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앞두고 있다. 북한으로선 우호국인 러시아 고위급 정부인사가 방한한 상황에서 군사 도발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아프간 상황 때문에 (성 김 대표의)유화적인 메시지보다는 강력한 메시지에 방점을 찍을 수 있어 북한의 셈법이 복잡해 졌을 것"이라며 "자칫 어설프게 북한이 도발했다가는 미국의 강경대응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성 김 대표가)인권이나 새로운 대북제재를 언급한다면 북한의 도발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미국 측은 '한미동맹 든든' '남북대화 지지' '조건없는 북미 대화 유효'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여 북한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