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전성기 테헤란로·여의도…'호텔+쇼핑+오피스'불패 입증
2021.08.22 19:43
수정 : 2021.08.22 20:43기사원문
테헤란로가 서울을 대표하는 오피스 상권으로 다시 뜨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舊)르네상스호텔 사거리에 들어선 오피스 빌딩 센터필드는 최근 개관한 조선팰리스 호텔과 시너지를 내며 서울 시내 핫한 오피스 상권으로 단번에 떠올랐다.
■센터필드, 대형 IT기업 입주 러시
지난 20일 찾은 센터필드는 부지 내 공원과 매장들이 어우러지며 고급스러움과 캐쥬얼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정오가 되자 지하 1층은 점심을 해결하러 온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센터필드 뒷편 한 상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들지만 새 건물이 들어서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덕분에 문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이 일대는 '유흥'의 상징이었다. 정관계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출입하는 고급 유흥업소와 일식당 등이 밀집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유흥업이 제한되고, 르네상스 호텔의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상권 분위기도 급변했다. 역삼동 A공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헤어, 네일샵이 많았는데 지금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들이 위치하고 있다"며 "센터필드 뒷쪽 상가 4분의3 정도는 음식점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센터필드 고급화에 법인 수요도 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페이스북, 크래프톤, 아마존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센터필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임대차 계약을 진행 중이다. 진행 중인 계약까지 포함하면 오피스 임대율은 이미 전체의 9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평(3.3㎡)당 비용은 일반적인 강남권 수준보다 1.2~1.5배 비싸다. 그런데도 임대차 계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호텔·오피스·쇼핑'흥행 보증수표
여의도 역시 '호텔+오피스+쇼핑' 조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더현대서울(백화점)과 파크원(오피스), 페어몬트호텔(호텔)이 함께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
테헤란로가 고소득 전문직들의 성지라면 여의도는 코로나19로 발묶인 가족 단위의 '호캉스족'이 많이 찾는다. 지방 관광객의 경우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백화점과 복합문화공간 등을 이용하는 게 문화가 되고 있다. 실제 더현대서울의 매출 절반은 경기, 충청 등 지방 고객에게서 나왔다.
더현대서울과 페어먼트 호텔은 연결 통로로 이어져 있어 방문객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페어몬트 호텔을 찾은 한 숙박객은 "낮에 백화점에만 있어도 시간이 꽤 걸렸다. 오후에는 호텔에서 수영장을 이용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B공인 관계자는 "파크원, 더현대서울, 페어먼트 호텔이 연달아 문을 열며 여의도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며 "대형 문화 인프라가 들어서면서 여의도와 가까운 양천이나 마포에서 유입되는 수요도 높아질 것"라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4분기 서울의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2.99%p 하락해 12.3%를 기록했다. 특히 여의도와 강남 공실률은 각각 5.23%p, 4.20%p나 내렸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업체 존스랑라살(JLL) 김명식 상무는 "대규모 오피스 빌딩인 파크원과 센터필드의 공실률이 빠르게 줄어들고 임대료는 높아지는 등 일대 상권이 활황"이라면서 "조선팰리스와 센터필드가 테헤란로에서 명실상부한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면서 다시 한 번 호텔과 오피스, 쇼핑이 접목된 상권 불패 공식을 재현했다"고 말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다양한 콘텐츠로 인근 수요를 끌어들인 것에 더해 광역적인 상권을 이뤘다"며 "역삼동 센터필드도 오피스 중심의 상권을 필두로 고급 호텔, 몰 등의 콘텐츠를 녹여낸다면 인근 먹자골목까지 함께 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김준혁 우아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