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기체수소 놓고 '액체수소 vs 암모니아' 주도권 경쟁
2021.08.23 15:47
수정 : 2021.08.24 09:16기사원문
현재 8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수소 유통·저장 시장은 수소 생태계 구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기체수소 보다 부피를 대폭 줄이는 기술들로, 암모니아와 액화수소가 다음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수소 저장·운송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은 고압의 기체수소다. 현재 약 700bar(대기압)까지 견디는 '타입4' 탱크까지 개발됐다. 플라스틱 등 비금속 소재에 탄소섬유 복합 재료를 감아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보강한 방식이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1회 운송량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단점이 있다. 수소차 등 적은 양을 싣고 중·단거리를 오갈 때는 문제 없지만 대형선박, 탱크로리 등 장거리 대량 운송에는 효율이 매우 낮아져 상업성이 떨어진다. 대안으로 액화수소와 암모니아가 거론된다. 각각 기체수소에 비해 800배, 1400배가량 부피가 작다.
이 중 한 발 앞선 기술은 액화수소다. SK E&S, 효성은 오는 2023년, GS칼텍스는 2024년 액화수소 상업 생산을 목표로 관련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액화수소는 수소를 영하 253도로 낮춰 액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작은 부피와 빠른 충전이 장점이다. 차량 한 대 충전 속도가 1분 30초로, 휘발유 주유 속도와 비슷하다. 액화수소가 기화하면서 압력이 상승해 충전 속도가 빠르다. 기체 수소 충전 속도는 약 1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온도가 낮은 탓에 기술적 장벽이 높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마이너스 253도를 유지해야 한다. 낮은 온도를 견디는 저장 탱크 기술력이 관건인데,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다.
반면 암모니아는 상온에서 쉽게 액화된다. 암모니아는 질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화합물이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운송한 뒤 다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암모니아는 이미 글로벌 유통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암모니아는 화학비료의 필수 원료로, 현재 2억t가량이 이미 트레이딩되고 있다.
암모니아 저장·운송에 가장 앞선 기업은 이미 관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이다. 국내 암모니아 유통량의 70%를 담당한다. 울산에 9.3만t 규모의 국내 최대 저장탱크와 유통 인프라를 갖춰 유리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술 모두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며 "현재 해상운송은 암모니아, 육상운송은 액화수소가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 생태계의 한 축인 저장·운송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