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모의실험 시작...화폐시장 지각변동 올까

      2021.08.23 15:01   수정 : 2021.08.23 15: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이 23일 시작됐다. 현금 사용이 점차 줄어들면서 안전성을 갖춘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실효성과 신뢰성을 갖추는 게 과제라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이날 CBDC 모의실험을 시작하고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모의실험에는 그라운드X,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자회사 3곳과 삼성전자, 삼성SDS 자회사 등이 참여한다.
이번 CBDC 모의실험은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작되는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서울 시내 버스 일부 노선에서 시범적으로 현금 승차가 폐지되는 등 현금 없는 사회가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CBDC는 암호자산 대응보다는 화폐이용 행태변화에 따른 현금수급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CBDC발행은 기술과 제도 측면에서 갖출 게 많다. 현재 기술적 측면에서 모의실험을 시작한 것이고 아무리 빨라도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CBDC의 안전성과 실효성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우선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어 제도나 법적인 측면의 인프라를 갖추어야한다"며 "실제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제도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BDC는 앞으로 현금없는 경제가 도래하는 환경에서 민간 디지털 화폐가 그 역할을 할지 아니면 중앙은행의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디지털화폐를 도입할지에 대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중앙은행이 CBDC를 상용화할 경우 모든 경제주체들이 공평하게 디지털 화폐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통용 가능하게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G20이나 BIS 등 중앙은행들간 논의가 시작된 단계로 국제적으로도 어떻게 통용 가능할지 각국이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모의실험 연구 사업은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고 신기술을 적용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로 연말까지 가상공간에서 CBDC 사용환경을 조성하고 제조·발행·환수, 참가기관 전자지갑 관리 등 발권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이 같은 가상환경에서 전자지갑 관리와 예금과의 교환, 송금 및 대금결제 등 민간 주도 CBDC 유통을 위한 기본 기능을 구현하는 실험을 완료한다.

두 번째 단계는 국가간 송금, 디지털자산 구매, 오프라인 결제 등 CBDC 유통 업무를 확장하고 관련 규제 준수 방안을 마련하는 단계다.
프라이버시 기술, 분산원장 확장성 기술 등 관련 신기술의 CBDC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CBDC 확장기능을 실험하고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적용 등을 실험한다. 다양한 업체들이 모의실험에 참여하면서 관련 기술을 실험하는 이유다.


한은 관계자는 “CBDC 도입에 대한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로 스웨덴이 앞선 상태에 있다”며 “우리나라도 늦지 않게 실험을 시작하는 만큼 실제 상용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다각적인 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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