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격하던 野도 투기의혹… 편법증여 세금탈루도 2건
2021.08.23 18:11
수정 : 2021.08.23 23:09기사원문
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밝힌 국민의힘, 열린민주당 등 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부동산거래 조사 결과가 정치권에 큰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13건의 위반행위가 나타났고, 의원 본인과 관련된 행위는 8건에 달했다. 여당과 마찬가지로 두자릿수 의혹이 확인되면서 여당 내 분위기도 술렁이고 있다.
■野 의원 13명, 14건 부동산 불법투기 의혹
김태응 권익위 부동산거래특별조사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의힘·비교섭단체 5당 소속 국회의원 등에 대한 부동산거래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총 12명(13건), 열린민주당 총 1명(1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국민의힘 관련 투기 의혹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1건 △편법증여 등 세금탈루 의혹 2건 △토지보상법, 건축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의혹 4건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등 총 13건이다. 이 중 △본인 관련 의혹 8건 △배우자 관련 의혹 1건 △부모 관련 2건 △자녀 관련 2건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 더불어민주당 전수조사 때 3기 신도시 관련 의혹 2건이 나타난 것과 비교해 이번 야권 대상 조사에서 관련 의혹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탈북외교관 출신으로 법령상 미공개 대상인 태영호 의원과 최근 복당한 윤상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동의서를 제출, 조사가 진행됐다.
열린민주당은 김의겸 의원의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1건이 적발됐다. 청와대 대변인 재임 시절 매입한 서울 흑석동 건물을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투기했다는게 권익위의 판단이다.
정의당, 국민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소속 의원은 법령위반 의혹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명의신탁은 친족 명의를 빌려 토지와 건물을 매입·보유한 사례, 편법증여의 경우 자녀가 매매 형식으로 취득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증여 의혹이 있는 유형이다. 농지법 위반은 부동산 호재가 있는 지역의 농지를 매입해 사인 간 불법임대차, 농지 불법전용 등을 한 경우, 업무상 비밀이용은 연고 없는 지역의 부동산을 미공개정보 등을 이용해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권익위, 조사결과 특수본에 송부
이번 조사대상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국회의원 116명(국민의힘 102명·비교섭단체 5개 정당 14명)과 그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등 총 507명(국민의힘 437명·비교섭단체 5개 정당 70명)이다.
권익위는 지난 7년간 부동산 거래내역에 대해 투기 및 법령위반 여부를 조사한 뒤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에서 법령위반 의혹 소지가 있는 의원 본인 또는 그 가족의 명단을 범정부 특별수사기구인 경찰청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송부했다.
지난 6월 권익위는 민주당 의원 및 가족 등 12명의 부동산 투기거래 의혹이 16건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권익위는 민주당 의원 가족 중 추가로 동의서를 제출한 4명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 법령위반 의혹사항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태응 조사단장은 "조사절차·범위 등에 있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야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한편 조그마한 의혹이라도 법령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 수사기관에 송부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지난 4월부터 진행해 온 일련의 조사가 부동산 투기행태를 획기적으로 근절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농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건에 대해 "권익위 현지조사 후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판단됐는데 관계자 세부조사는 수사를 통해서 확인해야 된다고 보고 (경찰에) 송부했다"며 "권익위가 통보받은 바로는 세부조사 결과 공소시효 도과(일정 기간이 지남)를 이유로 불입건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