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8가구 대단지도'제로'… 학군지 전세난 더 빨라졌다

      2021.08.24 18:52   수정 : 2021.08.24 18:52기사원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강남구 대치동 등 서울 주요 학군지의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2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한 상황에서 미리 전세를 구하려는 학부모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부족한 만큼 전세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은 하반기에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학군지의 전세 매물이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5단지는 1848가구 중 전세 매물은 '0'개다. 인근 6단지는 1369가구 중 전세 매물이 단 1개에 그쳤다.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목동은 한번 들어오면 자녀가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이동을 잘 안한다"며 "현재 전세는 5, 6단지 합쳐 전용면적 95㎡ 매물 1개 뿐"이라고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 1단지 B중개업소 대표도 "인기가 많은 전용 91㎡와 108㎡는 매물이 전혀 없다"며 "전용 108㎡는 지난해 7월 31일 새 임대차법이 적용된 이후 전세가가 3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학원가로 유명한 노원구 중계동 역시 전세난이 심각하다. 1년 새 모든 전세 매물이 1억5000만~2억원 가량 올랐다.

중계동의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청구3차는 현재 780가구 중 전세 매물은 2개 뿐이다.

단지내 C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군지로 유명한 만큼 12월에도 움직이긴 하지만 보통 가을 이사철을 앞둔 7~8월에 전세를 구하려는 분들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인근 960가구의 라이프·청구·신동아 아파트도 전세 매물은 전용 115㎡ 4개 뿐이다. 단지 내 D중개업소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수능이 끝나면 교육이 끝났다 생각하는 분들이 이사를 가는데, 그때 쯤 되서 전세를 알아보면 매물이 더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실거주 2년' 법안이 폐지되며 전세 매물이 크게 늘었던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매물이 빠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12일 재건축 실거주 의무화를 담은 법안이 백지화되며 1주 만에 전세 물량이 2배 수준(74개→147개)으로 늘고, 한 달이 지난 지난 12일 기준 272개로 4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학군지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며 전세는 현재 246개로 줄어들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실거주 2년 법안이 폐지되며 매물이 늘자 전용 76㎡ 신규 전세계약이 6억7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달에 다시 9억원 매물이 거래됐다"며 "전세 매물이 늘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나서 매물이 있을 때 빨리 집을 구하려는 학부모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반포주공1단지 이주 등 정비사업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학군지들은 최근 가격 상승 추이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전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걸 예상한 학부모들이 이사철을 앞두고 미리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김해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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