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은 아이의 권리’ 부모들 인식 변해"

      2021.08.24 19:00   수정 : 2021.08.24 20:11기사원문
"코로나19로 인한 면접교섭의 제한은 사법부 전체에 오래된 화두다. 법원에는 미성년 자녀들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후견 기능이 있는데 실제 기능의 강화·수행을 위해서는 인적·물적 지원이 중요하다."

24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김윤정 대표변호사(법무법인 화안·사법연수원 32기·사진)는 면접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면접교섭권이 있음에도 아이를 만나지 못하는 부모들의 사례가 속출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이혼가정의 자녀들 성장엔 양육친과 비양육친의 역할이 큰 영향을 주기에 법원 안팎에선 '화상면접교섭'을 시행하거나 센터를 늘리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김 변호사도 오랜 가정법관의 경험을 담아 이 움직임에 동참했다. '화상 면접교섭 가이드라인'을 직접 만든 것이다. 김 변호사는 "화상 기술이 발달됐고, 이를 통해 면접교섭을 하게 되면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주변에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과 외국 논문, 사례 등을 검토해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7년간 가정법원 판사로 근무하며 쌓은 경험의 결과다. 김 변호사는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판례 분석'을 발표하는 등 관련 연구도 꾸준히 해왔다. 또 영국의 대법관 앤드류 맥팔레인의 글과 미국 이혼·별거 가정 가이드라인도 공부했다.

그는 "면접교섭 불이행으로 인해 아이와 단절돼 고통받는 분들이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랬던 김 변호사가 올해 초 법원을 나왔다. 변호사의 시선으로 '면접교섭' 문제를 보니 판사일 당시와는 차이가 컸다.

그는 "판사 시절 아이와 상대방을 갈라놓기 위해 면접교섭 단절을 주장했던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엔 다들 전문가일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며 "대부분 아이들을 위해 면접교섭 기회 보장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게 김 변호사의 지적이다. 그는 "변호사를 하며 느낀 건 서울과 지방 간 가정법원의 인적·물적 서비스, 가사조사관과 전문법관의 충원 차이가 크다는 것"이라며 "지방에 있는 사건 당사자들도 서울가정법원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동일하진 않아도 유사한 서비스를 받도록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신념은 미국 출장에서 비롯됐다. 김 변호사는 미국 국무부의 초정을 받아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돼 미국에서 자라 성년이 된 이들을 만났다.
이들은 김 변호사에게 '한부모 가정 지원'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별하는 가정을 위해 재원이 사용된다면, 아이들이 입양되기만 기다리고 있는 국내 현실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김 변호사는 "현상을 피상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그 현상을 직접 겪어내는 사람들의 인식과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 출장 이후 해외 입양 사건들을 심리하면서, 정말로 그 가정에서 아이를 잘 키울 준비와 능력이 되는지에 대해서 심도 있게 심리하려 했다"고 말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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