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단결정 그래핀, 대량생산 길 열렸다
2021.08.26 00:00
수정 : 2021.08.25 23:59기사원문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은 세계 최초로 접힘과 적층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넓은 면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6일 공개했다.
또한 그래핀 제작시간을 1시간에서 5분이내로 단축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류가 단일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을 만들어낸지 17년만의 성과로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최명기 대학원생은 "이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활용하면 소재의 위치나 방향과 무관하게 항상 같은 효율을 내는 고성능 집적 회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무결점 그래핀'을 다른 2차원 재료와 함께 쌓아 사용한다면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던 놀라운 성능을 보이는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 전자, 광자, 기계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의 그래핀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예를들어 휘어지고 투명한 디스플레이, 입는 컴퓨터, 초강력 자동차, 방탄복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로 만든 그래핀 필름은 전류 속도가 실리콘보다 7배, 기존 그래핀보다 3배 더 빨라졌다. 이는 적은 전력으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대량 생산 가능성도 입증했다.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는 최대 크기 제작을 시도했다. 그결과 구리-니켈 호일을 기판으로 사용해, 4×7㎠ 크기의 무결점 그래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한 호일을 5번 재사용해도 중량 손실이 0.0001g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호일을 무한정 재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S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7년간의 무결점 그래핀 개발 연구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향후 무결점 그래핀의 독특한 특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9년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단일층의 그래핀을 넓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그래핀이 접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그래핀의 성장 후 냉각과정에서 접힘이 발생하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핀을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만들때 1047도 이상의 고온에서 합성후 실온까지 냉각시킨다. 접힘이 일어나는 온도를 조사한 결과 757도 이상이었다.
이에 접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757 이하에서 그래핀을 합성한 뒤 냉각시켰다. 이를통해 접힘이나 적층이 없는 완벽한 '무결점 그래핀'을 만들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같은 육각형으로 나열된 2차원 물질이다. 그래핀을 몇억개 쌓아야 머리카락 두께일 정도로 얇고 투명하다. 또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전도성이 그대로 이면서 신축성도 뛰어나다. 이와함께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뿐만아니라 다이아몬드와 유사하게 열전도성이 높아 탁월한 특성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여러 층의 그래핀이 겹쳐진 '적층 구역'이나 주름진 '접힘 부분'이 존재했다. 이는 그래핀의 기계적·전기적 특성을 떨어뜨린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